인천 신포동 주차타워 건립 찬반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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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주차 타워를 새로 세워야 한다.”

“현 노상주차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인천시 중구 신포동 일대 상인과 주민들이 ‘신포동 문화의 거리’ 진입로변에 설치된 주차장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문제의 주차장은 인천우체국 건너편 옛 산업은행 인천지점 건물과 테니스장을 철거하고 조성된 2천1백57㎡(주차능력 72대) 규모의 노상(지평식)주차장.

이 주차장은 지난 8월 27일 인천시와 중구청이 신포동 일대의 상권 활성화와 주차난 해소를 위해 설치한 것으로 신포동 상가에서 물건을 사는 고객에게는 무료로,일반인에게는 30분당 1천원의 주차요금을 받고 있다.

하지만 당초 주차 타워가 예정됐던 이곳에 예산 및 주차수요 부족 등을 이유로 일단 노상주차장이 문을 열면서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원래 계획대로 주차 타워를 건립해야 한다’는 상인들과 ‘도시미관이 살도록 지금처럼 놔둬야 한다’는 주민들 사이에 팽팽한 입씨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관할 중구청에 요구사항을 들어 줄 것을 촉구하는 건의서와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대립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주차 타워 건립하자=신포시장의 신포상가연합회원 등을 중심으로 한 상인들은 보다 많은 고객유치를 위해서 주차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S의류 주인 최모(41)씨는 “주말이면 신포동 일대 주차공간이 포화상태를 빚어 일부 손님들은 신포동 쇼핑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이로 인한 매출 감소로 휴·폐업하는 상점이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인들은 주차공간이 크게 부족한 이곳에 주차 타워를 건립해야 상가가 발전하고 시민들도 주차난을 덜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대로 놔두자=주차장 바로 옆 일부 상가 주인들과 단독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탁 트인 공간으로 쾌적한 환경이 유지되고 있는데 주차타워가 들어서면 미관파괴가 우려된다”며 주차타워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주민들은 주말이면 몰려드는 차량으로 이미 이 일대가 붐비고 있는데 주차타워까지 들어서면 교통혼잡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주민 장순영(56)씨는 “주차타워 건립이 구체화되면 이를 반대하는 주민과 함께 실력행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인천시 ·중구 입장=주차수요 조사결과 아직까지 주차타워를 건립할 단계는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일대 상가에서 주차난이 심각하다며 계속해서 주차 타워 건립을 요청하고 있어 연말까지 주차 수요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인 뒤 내년 초 주차 타워(지상 2∼3층) 건립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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