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늘고 고학력 독신 급증… 나홀로 가구 222만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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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가족 없이 혼자 사는 사람이 늘고 있다. 또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자식과 함께 살며 손자들의 재롱을 보는 가정도 점차 줄고 있다. 결혼하면 바로 따로 살림을 차리는 것이 일반화하고 이혼이 증가하면서 전통적인 대가족 제도가 빠르게 무너지고, 심한 경우 가족 해체로 이어지고 있다.

가족 구성원의 수가 적어지고 맞벌이 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사는 집도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위주로 바뀌고 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전체 아파트 수가 단독주택을 앞질렀다.

통계청은 16일 지난해 11월 1일을 기준으로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를 분석한 결과 총 가구수는 1천4백39만1천가구로 1995년 조사 때보다 1백40만가구(10.8%)가 늘었다고 발표했다.

◇ 나홀로 가구 많아져=혼자 사는 경우가 2백22만4천가구로 집계됐다. 95년 (1백64만2천가구)에 비해 5년 사이 35.4% 불어났다. 이혼율이 높아진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혔다. 통계청 관계자는 "40대의 이혼율이 높아졌고 60세 이상 여성들이 남편을 잃은 뒤 혼자 사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혼한 뒤 혼자 사는 가구가 21만9천가구로 95년(10만1천가구)의 배가 넘었다.

학력이 높은 사람들이 혼자 사는 경우도 많아졌다. 대학 졸업(전문대 포함) 이상으로 혼자 사는 가구가 95년 32만9천가구에서 2000년 55만7천가구로 70% 가까이 늘었다.

◇ 가족 구성원은 계속 줄어=가구당 가족수는 평균 3.1명이다. 95년(3.3명)에 비해 5년 사이 0.2명이 줄었다. 혼자 또는 둘이 사는 가구가 늘어난 가운데 함께 사는 가족이 다섯 이상인 가구는 19% 줄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대가족 형태인 3세대 이상 가구가 7% 줄었다. 이에 비해 부부만 사는 1세대 가구는 24%,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2세대 가구는 6% 늘었다.

◇ 아파트가 좋다=사상 처음으로 아파트 수가 단독주택보다 많아졌다.젊은층이 아파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50세 이상 연령층은 62.5%가 단독주택에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기 집을 가진 사람도 늘었다. 전체 가구의 54.2%가 자기 집으로 5년 전보다 0.9%포인트 높아졌다. 전세.월세로 사는 비율은 43%로 1.2%포인트가 낮아졌다.

한방에서 사는 사람들은 95년 1.1명에서 지난해 0.9명으로 줄었다. 그만큼 주거공간이 넓어졌다는 의미다.

집이 없다고 하지만 미분양 아파트나 빈 농가 등 빈집은 늘어났다. 지난해 11월 현재 전국에 흩어져 있는 빈집은 전체 주택의 4.5%인 51만3천호에 이른다. 전체 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0.7%포인트 높아졌다.

송상훈.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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