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자리 지킨 의원 39명" 국회의장 출석 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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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5일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이 진행 중이던 국회 본회의장. 오후 8시를 넘어 한나라당 도종이(都鍾伊)의원의 마지막 보충질의가 끝나자 이만섭(李萬燮.얼굴)의장은 종료선언 대신 "송훈석, 강현욱,…이연숙, 이인기,…"하면서 의원들을 호명했다.

어리둥절하던 의원들은 李의장이 단상에서 "김학원 의원은 조금 전까지 자리에 있었으니 이름을 넣어드리지…"하자 李의장이 의원들의 잦은 이석(離席)에 대해 경고하고 있음을 알았다.

李의장은 "끝까지 본회의장 의석을 지킨 39명은 속기록에 남기겠다. 다음 선거 때 의장이 의원 지역구에 직접 가 돕겠다"며 '기습적인' 출석체크를 마무리했다.

李의장의 독특한 국회 운영방식이 화제다. 16일엔 민주당 전용학(田溶鶴)대변인이 황급히 의장실을 찾았다. 전날 李의장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불만을 언론에 브리핑했다가 李의장의 항의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田대변인이 "중재노력을 해야 할 의장이 성급한 발언으로 여야 중립적 입장에 서지 않은 데 대한 유감 발언이 있었다"고 발표하자 李의장은 전화로 "어떻게 그런 발표를 하느냐"고 화를 냈다고 한다.

국회 파행 중 여당을 압박한 그는 지난달 임동원 장관 해임건의안 정국에서도 "원칙대로 표결하겠다"고 나서 민주당을 곤혹스럽게 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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