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북한서는 '찬밥' 신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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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남북한 주민의 야구 열기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플레이오프가 진행 중인 남한의 프로야구가 대중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반면,북한에선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한 탈북자는 "야구대회가 열리는 것은 알고 있지만 경기를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대중화돼 있지 못하다는 얘기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 탈북자들은 시설 미비를 꼽고 있다. 북한의 대표적 야구장은 평양야구장과 남포야구장 정도. 1990년대 초에 건설된 평양야구장은 3천5백석 규모로 인조잔디가 깔려 있으며, 평양의 종합체육촌인 청춘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9천8백㎡ 크기의 남포야구장은 70년대 초에 건설됐으며 남포체육촌 내에 위치하고 있다. 이처럼 일부 도시에만 야구장이 있기 때문에 야구 경기는 몇몇 대도시에서만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야구가 '전국인민체육대회'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88년 10월. 이후 만경대상체육경기대회.공화국선수권대회 등 북한의 권위있는 종합경기대회에서 야구 시합이 열렸다.

그러나 다른 인기있는 구기 종목에 비해 참가팀이 그리 많지 않았다. 88년 전국인민체육대회에 참가한 야구팀은 재일 조총련팀을 포함,5개팀에 지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북한은 90년 8월 평양에서 '전국야구경기대회'를 열었다. 북한은 그해 6월과 8월 아시아야구연맹과 국제야구연맹에 각각 가입했다. 북한은 91년 일본 니가타에서 열린 제1회 5개국 국제대회에 참가,1승3패라는 저조한 성적을 남겼지만 '적응력과 힘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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