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인도 민족주의의 역사 만들기: 성스러운 암소 신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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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N 자 지음, 이광수 옮김, 푸른역사, 1만5000원

“인도 사람들이 고대부터 쇠고기를 안먹었다는 것은 근대에 만들어진 신화이자 허구적 이데올로기다.”

신간 『인도 민족주의의 역사 만들기;성스러운 암소 신화』는 ‘인도=힌두교=암소의 신성 불가침’이라는 상식을 깨뜨린다. 저자 D N 자(델리대 역사학) 교수는 『리그베다』 『따잇띠리야 브라흐마나』 『마누법전』등 인도의 대표적 문헌에서 쇠고기 육식의 증거를 조목조목 찾아냈다. “불교·자이나교에서도 육식을 했다”는 근거도 댔다.

이 책은 인도에서 출간되지 못하고 2002년 영국에서 출간됐다. “힌두 민족주의자들이 ‘신성 모독’이라고 협박했기 때문”이라며 저자는 “암소 문제는 시종일관 정치적 문제”라고 했다.
그가 협박받은 이유는 힌두교 민족주의자들의 ‘정치적 의도’를 폭로했기 때문이다. 극단적 힌두교도는 “암소를 잡아먹는 무슬림(회교도)들이 힌두 민족의 성스러운 전통을 위협했다”고 주장하며 힌두교 민족공동체의 정체성을 만들어갔다고 한다.

종교의 이름으로 진행된 ‘힌두 민족의 정체성 만들기’는 결국 “힌두와 무슬림, 그리고 여러 소수 문화가 공존해 온 인도의 복합적 문화 구조를 침해했고 종교 분쟁으로 이어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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