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역도 김태현 9년연속 3관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이번에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가슴에는 이미 '자유'라는 이름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의 '펠릭스 사본'을 꿈꾸는 서철(충남.청양군청).

서선수는 15일 보령시 정심원체육관에서 벌어진 전국체육대회 복싱 일반부 헤비급 결승전에서 이승배(경기.수원시청)에게 8-19로 판정패, 또 준우승에 그쳤다.

교도소 안에서 차가운 샌드백을 두들기던 서선수가 지난 3월 출소한 후 우승을 목표로 준비해온 대회였다. 서선수는 복역 중이던 지난해 전국체전 결승에서 가장 존경하는 이승배에게 무릎을 꿇었다. 1998년 폭행죄로 4년형을 선고받고 천안교도소에 수감된 후 마음을 잡지 못하던 서선수는 교화위원인 전 프로복서 최한기(45)씨로부터 권투를 배우기 시작했다.

타고난 운동신경에 승부근성까지 갖췄기에 발전이 빨랐고 생활태도도 달라졌다. 방송통신고에 진학했고 성실한 수형생활로 가석방됐다. 물론 자유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았다. 지난해 체전 직후 아버지가 공사현장에서 사고로 숨지고 충격을 받은 어머니는 뇌출혈로 쓰러졌다.

서선수는 당장 돈이 급하지만 프로 전향 권유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국가대표가 돼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후 지도자가 되어 지금도 싸늘한 교도소에서 땀흘리는 후배들에게 진정한 복싱을 가르치고 싶은 것이다.

한편 양궁에서 전북도청이 여자단체 결승 종합(준결승+결승)에서 5백5점으로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수립했다. 전북도청은 준결승에서 2백52점, 결승에서 2백53점을 쏴 지난해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이 세운 종전 기록(5백2점)을 경신했다.

3개국 이상 출전한 대회 기록만 공인하는 국제양궁연맹 규정에 따라 세계기록으로는 공인되지 않지만 한국 최고기록(종전 5백4점)으로는 인정받는다.

남자 일반부 울산시청도 대구중구청과의 3~4위전에서 2백61점을 쏴 역시 비공인 세계신기록(종전 2백60점)을 세웠다.

역도의 김태현(전남.보해양조)은 일반부 1백5㎏이상급 인상에서 2백3㎏을 들어 자신이 지난 7월 아시아선수권대회(전주)에서 세운 한국기록(2백2.5㎏)을 경신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김선수는 용상 1차시기에서 2백40㎏을 들어 단숨에 우승을 결정짓고 2,3차 시기에서 세계기록(2백62.5㎏)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나 김선수는 합계(4백42.5㎏)에서도 우승, 9년 연속 3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종합 순위에서는 폐막을 하루 앞둔 15일 현재 경기가 4만7천5백73점(금98.은78.동1백18)으로 선두에 나서 6년 연속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충남이 개최지 개인종목 출전선수에게 10%의 가산점을 주는 규정 덕에 4만6천44점으로 2위로 올라섰다.

내년 제83회 전국체육대회는 부산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10월 말 또는 11월 초에 제주도에서 열린다.

천안=허진석.문병주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