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패트롤] '세균테러'에 세계경제 조마조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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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지난 주말엔 해외에서 좋은 뉴스와 나쁜 뉴스가 하나씩 날아들었다. 희소식은 테러사태 한달 만에 미국 및 유럽 주요국 주가가 그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것이다. 국내 증시에도 작으나마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균테러 공포의 확산은 이걸 덮어버릴 악재다. 뉴욕에서도 탄저병 환자가 발생하고,여기 저기서 탄저병균으로 의심되는 물질이 든 우편물이 배달되면서 미국 전역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심리적 공황(恐慌)상태를 야기할 수 있는 생화학 테러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사회.경제적으로 미칠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소비심리가 가라앉으면서 지금 미국 경제는 침체(recession)를 향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 감소율(전달비)이 거의 10년 만에 가장 큰 2.4%에 달했다는 게 그런 우려를 더해준다.

무엇보다 탄저병이 테러로 확인될 경우 테러집단을 응징한다는 미국의 공격은 강도가 세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또 다른 테러 배후국으로 꼽고 있는 이라크로의 확전이 가시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럴 경우 요즘 유일한 위안이 되고 있는 국제 유가의 안정도 깨질 수 있다. '전쟁과 경제'가 언제라도 이런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바탕에 깔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이번 주엔 정부.여당이 밀어붙이고 있으나 야당과 대다수 언론이 반대하고 있는 새 주식저축 제도가 수정될 것인지 지켜봐야겠다.

정부는 이 상품을 두가지 형태로 운영할 생각이다. 가입자들에게 같은 정도로 세금을 깎아주는 사전 공제형이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주식투자를 했다 손해를 본 가입자에게 나중에 이미 낸 소득세를 되돌려주는 사후 정산형이다.

전자는 현행 근로자 주식저축제도와 같은 논리지만 후자는 말이 안된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주식투자 손실을 정부가 세금으로 메워주겠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발상이 누구 머리에서 나왔는지 그걸 취재해 보도하는 게 특종거리가 될 것 같다.

2차 추경예산 편성 규모도 주중에 결론이 날 예정이다. 정부.여당의 2조원과 야당의 1조5천억원이 현재 맞서고 있는 상태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일부 생산라인을 중국에 파는 문제도 커다란 관심사다. 중국측 협상단이 이번 주에 방한하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단일 사안으론 현재 우리 경제를 가장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하이닉스의 구조조정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중국에 반도체 공장과 기술까지 넘겨주는 것은 단견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 급등한 국고채 금리가 지속될지도 주목거리다. 지난 4일 연 4.34%로 사상 최저를 기록한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콜금리 인하조치가 없자 12일 한때 5.15%까지 치솟았다.

심상복 국제경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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