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의 건강] 스트레스 받으면 정자도 '기죽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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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0면

현대인의 스트레스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인이지만 정자를 만드는 고환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의 정자를 현미경으로 보면 머리가 두 개이거나 꼬리가 두 개인 정자, 꼬리가 없는 기형적인 정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정자들은 특히 음낭의 온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정계정맥류 등의 질환이나 꽉 조이는 바지 혹은 팬티, 더운 곳에서 일하는 노동자 혹은 열병을 앓을 때 흔히 나타난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온이 올라가 정자의 질과 활동을 떨어뜨린다.

정계정맥류는 음낭 속에 굵은 지렁이들이 어지럽게 엉겨있는 듯이 표면에 불거져 나와 보이는 일종의 정맥혈관 질환이다.

아랫배에 힘을 줄 때 나타나기도 한다.

20대 남성의 15% 정도, 남성 불임환자의 30% 가량이 정계정맥류 때문에 임신이 되지 않는다.

첫 아이가 있더라도 임신이 안되는 2차 남성 불임의 경우에는 무려 85%에서 발견된다.

정계정맥류는 다행히 입원없이 현미경을 이용한 수술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정맥을 차단해 고환의 온도를 떨어뜨리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은 정상 정자가 나오는 것이다.

수술 후 정자의 수.운동성.정자의 형태 등이 50~80%까지 좋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나의 스트레스로 정자들을 스트레스 상태로 몰고있지 않은지 자신의 음낭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윤수 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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