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경찰총장 '2李1崔' 3파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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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김대중 정부의 사실상 마지막 경찰총수가 될 차기 경찰청장 자리를 놓고 물밑 3파전이 뜨겁다.

다음달 14일 취임 2년(통상임기 1년)이 되는 이무영(李茂永)청장이 최근 "이른 시일 내에 물러나겠다"고 밝히면서다.

청와대를 포함한 여권 내부에서는 이미 후임자 인선을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물망에 올라 있는 후보는 이대길(李大吉)경찰대학장.이팔호(李八浩)서울경찰청장.최기문(崔圻文)경찰청 차장 등 세 치안정감이다.

◇ 호남 출신 바통 이을까=역대정권에서 경찰총수의 요건은 '충성심과 지역연고'였다. 대통령선거(내년 12월)를 앞둔 만큼 차기 청장에게 이 문제는 더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호남 출신의 재기용이 유력하게 관측되면서 간부후보 20기인 이대길 학장(전남 영암)이 빈번히 거명된다.

그가 지난 11일 청와대를 방문, 정무.민정수석 등과 만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낙점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관측에는 현정권의 콤플렉스인 '지역 편중인사' 시비가 장애물로 작용한다.

◇ 지역 안배론과 정치적 변수=그래서 충남 출신의 이팔호 서울청장(보령.간부후보 19기)이나 경북 출신의 최기문 차장(영천.행시 18회) 기용설이 만만찮게 등장한다.

'이팔호 경찰청장-이대길 서울경찰청장' 또는 '이대길 경찰청장-최기문 서울경찰청장'의 지역안배성 구도도 거론된다.

이팔호 서울청장은 수사.정보.경비 등을 두루 거친 다양한 직무 경력에 내부의 평판도 좋은 편이다. 崔차장 역시 영남 출신임에도 지난해까지 요직인 청와대 치안비서관을 지낼 만큼 현 정부의 신임을 받고 있다.

세 후보가 공교롭게도 각각 호남.영남.충청 출신이어서 정치 외풍을 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여권이 JP와의 재결합을 위한 다리로 '이팔호 카드'를 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 중 하나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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