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종합병원등 병상증설 규제 전 짓기 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80여억원을 들여 짓고 있는 전주시 평화동 사거리 K정형외과. 연면적 1천2백여평,높이 9층인 건물은 내년 1월말쯤 완공 예정이다.

병원측은 현재 30병상에 교통사고 위주의 소규모 수준에서 1백여개 병상에 정형외과.신경외과.내과.소아과.방사선과 등을 두루 갖춘 준종합병원으로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김기열(41)원장은 "종합병원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최신 장비와 시설를 갖추고 외국이나 서울 등 대도시서 일류 의사를 초빙해 외과.내과 위주의 특화된 준종합병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방 도시에 준종합병원 개설 붐이 일고 있다. 장기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로 2~3년전부터 도심에 건물 신축이 거의 없는 것과는 대조적인 현상이다.

전주시내에는 올해, 또는 내년중 개원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인 30병상 이상의 준종합병원(병원급)이 4곳이나 된다.

송천동에 S병원.우아동 S병원은 올 연말, 서신동 K병원.평화동 K병원은 내년초 문을 열 예정이다. 또 익산.군산지역서는 올해 들어서만 이미 4개의 준종합병원이 개원했다.

9월 현재 도내 준종합병원은 42곳으로 올 들어 증가율이 이미 10%를 넘어 섰으며 개원예정인 곳까지 포함하면 20%에 이른다. 반면 개인의원 증가율은 1%안팎에 불과하다.

병원규모 키우기 붐은 국회에 계류중인 '국민건강보험 재정안정 특별법'에 특정지역의 병상 신.증설을 규제조항이 포함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현재 병상수가 1만4천여개인 전북도가 '병원 신.증설 제한지역'으로 지정될 우려가 커 법안 통과 이전에 덩치를 키울 만큼 키워놓고 보자는 분위기이다.

게다가 고급.양질 의료서비스로 환자를 끌려는 장기전략도 먹혀들고 있다. 김원장은 "의료분야는 2~3년마다 최신기술이 보급되기 때문에 소규모 의원으로는 이를 따라 가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병원이 많아지면 서비스 경쟁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면서도 "과열경쟁이 연쇄 부도나 수익을 맞추기 위한 과잉진료 등 부작용을 부를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