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집담보 대출금리 '인하 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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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외국계 은행들이 주택담보 대출금리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금융계는 이런 추세라면 이 금리가 연내에 5%대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HSBC는 9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종전보다 0.84%포인트 내려 최저 연 6.15%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최저금리는 5천만원 이상 대출 고객에게 적용되며 ▶3천만원 이상 대출 고객은 연 6.25%▶3천만원 미만 대출 고객은 연 6.55%의 금리를 각각 적용한다. 이는 국내에 영업 중인 은행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또 이미 대출받은 고객의 금리도 같은 폭 만큼 내리며 근저당 설정비 등 부대비용 면제 혜택은 종전처럼 준다고 은행측은 설명했다.

HSBC는 올 초에도 파격적인 금리 인하와 근저당 설정비 면제 등으로 담보대출 확대 경쟁을 주도했었다.

현재 최저 연 6.7%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는 씨티은행도 이날 담보대출 금리를 이번주 중 0.2%포인트 정도 내리겠다고 밝혔다.

국내 은행들의 담보대출 금리도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이들은 외국계 은행이 고시금리를 적용하는 것과는 달리 3개월짜리 CD(양도성 예금증서)금리에 가산금리를 붙여 담보대출 금리를 정한다.그런데 가산금리 폭을 줄인 데다 CD금리도 내리고 있어 대출금리가 떨어지는 추세다.

실제로 9일 외환은행의 담보대출 금리는 연 6.0%로 지난주 한때 5%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금리 수준은 2금융권의 수신금리보다 최고 1.5%포인트 낮은 것이지만 은행들은 앞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더욱 늘린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마땅한 자금 운용처가 없는 데다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한번 더 내리면 국공채 매입도 어려워진다"며 "담보대출은 안전하고 적어도 수신금리보다는 금리가 높아 계속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이동걸 박사는 "지난 6월 말 현재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0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7.6% 늘었다"며 "담보대출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 신용대출을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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