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공항 운항편수 감축 반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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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예천공항의 항공 운항편수 감축 문제가 경북 북부지역 주민들 사이에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동 ·영주 ·문경 ·상주를 비롯,이 지역 시 ·군 1백만 주민들의 하늘 길이 더욱 좁아진 탓이다.

주민들은 “하루 두 차례 취항하던 항공기가 한 차례로 줄어 당일 서울에서 업무를 보기 어렵다”며 노선 복구를 호소하고 있다.하지만 항공사측은 “승객 감소로 적자가 누적돼 어렵다”며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운항 중단=건설교통부는 9일 “대한항공 항공기의 예천∼김포 노선 운항을 오는 15일부터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매일 오전 8시30분 김포공항을 출발해 예천에 도착했다가 승객을 태우고 오전 10시 다시 김포로 돌아가는 예천∼김포 노선에 정원 1백9인승 항공기를 취항해 왔다.

이에 따라 매일 오후 4시30분 김포를 출발해 예천에 도착한 뒤 5시50분 다시 김포로 출발하는 아시아나항공 한편만 남게 됐다.

건교부 관계자는 “두 항공사가 적자를 이유로 지난달 중순 사업계획변경(운항중단) 신청을 했지만 이 지역 주민들의 불편을 고려해 대한항공 한편만 운항을 중단토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주민 반발=북부지역 주민들은 “운항편수 감축이 북부권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안동을 중심으로 한 유교문화권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승용차나 버스를 이용할 경우 북부지역과 서울까지 4시간 이상이 걸리는 데다 유교문화권을 둘러보려는 외국인 관광객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항공편 감축은 문제라는 주장이다.

예천로타리클럽 진희완(50)회장은 “오후에만 항공기가 취항해 서울과 경북지역을 오가는 사람들이 하루 만에 업무를 볼 수 없게 됐다”며 답답해 했다.

또 항공편 감축은 내년말 완공을 목표로 4백72억원을 투자해 건설중인 예천공항 신청사(공정 50.3%)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예천군은 12일 주민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천공항 운항노선 감축 반대 궐기대회를 열기로 하는 등 항공편수 늘리기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김수남(金秀男)예천군수는 “예천공항은 북부 주요 도시와 30분 거리에 위치해 1백여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북부권의 중추 교통수단”이라며 “경기가 나아지면 승객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망=두 항공사가 각각 연간 20여억원에 이르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지방공항 중 폐지 1순위로 꼽은 만큼 대한항공의 재취항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다가 아시아나항공도 승객 증가 등 수입이 늘어나지 않을 경우 운항을 중단할 수도 있어 공항의 존폐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건교부와 항공사측은 “주민들이 얼마나 항공편을 이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예천공항=예천군 유천면 매산리에 위치한 예천공항은 1989년 12월 개항했으며 1천3백여㎡의 여객터미널과 계류장 ·주차장 등을 갖추고 있다.

개항 초기 예천∼서울,예천∼제주 노선에 하루 6편이 운항했으나 승객 감소로 98년 예천∼제주 노선이 폐지되면서 하루 3편으로 줄었다가 지난해부터 두편만 운항되고 있다.

송의호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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