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녹내장] 안압이 높다면 젊다고 방심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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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은 당뇨망막증이나 황반변성과 함께 실명의 3대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40세 이후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년 전인 2000년만 해도 환자의 60%가 40~60대였다.

김안과병원 손용호 원장은 “젊은 녹내장 환자의 증가는 젊은층에서 당뇨병·고혈압 등 혈관질환이 증가한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라식 등 시력교정수술을 받기 전에 정밀한 안과 검진을 받으면서 녹내장을 발견한 것도 환자 증가의 한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녹내장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엔 자각증상이 거의 없다. 병이 진행한 뒤에는 눈앞에 안개가 낀 듯 뿌옇고 물체가 어른거리며 안 보이는 증상이 있다. 특히 급성 녹내장은 심한 두통과 구토를 동반하기 때문에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녹내장의 주된 원인은 눈 속의 압력이 높아지는 것. 높은 안압은 망막의 시신경 섬유층에 부담을 주고, 시신경에 손상을 입혀 시력을 잃게 된다. 따라서 녹내장 치료는 정상치(10~21㎜Hg)보다 높은 안압을 떨어뜨리는 데 있다. 안압 1㎜Hg를 낮추면 녹내장 진행을 10%가량 줄일 수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안압을 조절하는 약물을 안약·경구제·주사제의 형태로 투여한다.

손 원장은 “수술은 약물요법이나 레이저 치료로 안압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빠르게 안압을 떨어뜨려야 할 때 적용된다”고 말했다. 과거보다 수술 합병증이 줄어 조기 수술을 권하기도 하나 약물과 레이저 이후에 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다.

아직 녹내장은 완치가 어렵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평생 관리하는 질환인 셈이다. 손 원장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한다면 실명에 이르지 않고 충분히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며 “젊더라도 안압이 높거나 가족 중에 녹내장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근시가 심하거나 혈압이 높은 경우, 눈에 염증이 반복되거나 심한 출혈이 있는 경우에도 녹내장을 의심해 정밀검사를 받도록 한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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