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까치와의 전쟁' 올 270억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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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국전력이 까치로 인한 정전사고를 막기 위해 올해에만 2백70억원을 투입하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

높은 나무에 집을 짓는 속성이 있는 까치는 주변에 높은 나무가 없는 곳에선 흔히 전봇대나 철탑을 집터로 애용하기 때문에 이것이 합선.누전 사고의 원인이 된다.

한전 직원들이 선로 순시를 나가 까치집을 철거하지만 까치의 번식력이 강해 철거만으론 한계가 있다.

한전은 그동안 까치가 집을 짓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까치가 무서워하는 독수리.매 등의 모형물 및 까치가 싫어하는 냄새를 풍기는 나프탈렌 등을 전봇대에 설치하는 방법을 동원했는데 금세 환경에 적응하는 까치를 물리치기 어려웠다.

한전은 사냥꾼에게 사업소마다 까치 한마리에 1천~3천원을 지불하면서 지난해 11만2천9백마리, 올 상반기에는 18만1천8백마리를 잡았다. 그 바람에 1999년 49억원이었던 까치 대책 비용이 지난해 1백19억원, 올해는 2백70억원으로 급증한 것이다.

한전 관계자는 "소탕작전과 새 공법 도입으로 지난해에는 까치로 인한 정전사고가 3백4건으로 99년의 절반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2백50건 정도로 더 줄어들 것" 이라고 말했다.

차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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