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씁쓸한 피날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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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5승11패, 방어율 3.50.

박찬호(28.다저스.사진)가 올시즌을 끝냈다. "재미있었고, 힘들었고, 기억에 남는 일이 많았다" 는 그의 말처럼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시즌 최종 등판이었다.

6일(한국시간)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로 나선 박찬호는 배리 본즈에게 연타석 홈런을 내주는 등 4이닝 동안 7안타.8실점(7자책)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마지막 경기가 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상대가 전통의 라이벌 자이언츠였고, 본즈의 홈런 신기록 여부까지 걸려 있어 전세계의의 관심이 모아진 경기였지만 스스로 다짐했던 '유종의 미' 와는 거리가 멀었다.

박찬호는 5 - 0으로 앞선 1회말 선두 마빈 버나드에게 2구째 슬로커브를 던지다 허리를 삐끗했고, 이후 위력을 잃었다. 박찬호는 경기 후 "본즈와는 경기 전 팀 미팅에서 정면승부를 결정했다. 허리는 하루 지나봐야 상태를 알 것 같다" 고 말했다.

1회말 2사 후 본즈의 첫 타석, 박찬호는 볼카운트 0 - 1에서 바깥쪽 직구를 구사했으나 본즈의 스윙이 워낙 날카로웠다. 메이저리그의 역사를 바꿔놓는 71호 홈런이었다.

박찬호는 8 - 4로 앞선 3회말 본즈에게 볼카운트 1 - 1에서 밋밋한 변화구를 던지다 72호 홈런을 허용했다. 승리투수 자격을 위해 근근히 버티던 박찬호는 4회말 3점을 더 허용한 뒤 5회초 타석에서 대타 브루스 에이븐으로 교체돼 16승의 희망을 접었다.

박찬호는 시즌 36경기 출장에 35회 선발, 2백34이닝 투구, 2백18 탈삼진을 기록해 이들 부문에서 모두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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