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이 북 소행이라고 정부가 몰아붙이니 할머니가 그렇게 생각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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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순국 장병 영결식에서 고 민평기 상사 어머니 윤청자(75)씨에게서 항의를 받은 민주노동당 강기갑(사진) 대표는 30일 “한국 정부와 한나라당 일부에서 ‘북한의 소행’이라고 몰아붙이고 있는 것이 역력하게 드러나고 있다”며 “그러니까 할머니가 그렇게 생각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영결식에서 강 대표에게 “의원님, 북한에 왜 퍼주십니까. 쟤들(천안함 희생 장병)이 왜 죽었습니까. 이북 X들이 죽였어요. (북한에 돈) 주면 무기만 만들어서 우리 국민 더 죽으라고 이거(대북지원) 주장하십니까. 이북 주란 말 좀 그만하세요. 피가 끓어요”라고 소리치며 오열했었다.

강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모든 정보를 제일 많이 가지고 있는 미국도 ‘조사 진행 중이고 가정을 전제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며 “북쪽이 어뢰를 쐈을 것이라고 몰고 가는 것은 천안함 사건을 북풍 선거로 몰아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북한 퍼주기라는 지적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동의가 안 되며, 햇볕 정책은 정말 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2007년 남북이 합의한) 10·4선언을 이행만 했더라도 이런 사태가 안 왔을 것”이라며 “서해 지역에서 한·미 군사 훈련을 강도 높게 할 필요도 없었고 이런 일도 생길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홈페이지에는 “그 어머니의 말을 한쪽 귀로 넘기지 말라” “강 대표는 진심으로 헌화했나” 등의 비판 글이 여럿 올라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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