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기 책동네] '도토리와 산고양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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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우리 아동문학사 연구를 위해선 일본 동화를 살펴보는 일이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막상 우리말로 나와있는 일본 근대동화는 매우 적다.

일본의 인기있는 현대 그림책 작가나 성인 소설가들의 작품들은 낱낱이 번역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런 점에서 창비아동문고가 새로 내놓은 일본 근대동화 선집 1, 2는 어른들에게도 의미있는 기획이다. 이 책에 실린 22편의 작품들은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이번에 처음 국내에 소개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서구 동화에 편식하기 쉬운 아이들에게도 1백3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일본 아동문학의 수작(秀作)들을 만나게 해줄 좋은 기회다.

엮은이는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가치가 퇴색하지 않고 꾸준히 일본 어린이들에게 읽히고 있는 것을 가려내기 위해 작품의 대상연대를 1950년대 이전 것으로 삼았다고 한다.

16명 작가의 개성도 뚜렷하다. 산촌 분교에 전학온 이상한 빨간 머리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바람의 마따사부로오' 엔 미야자와 겐지 특유의 환상적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있는가 하면,

아오키 시게루의 '산따와 하나오기 선생님의 야구' 는 패전 직후 일본 산골 마을 아이들의 모습을 생기발랄하게 담고 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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