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정규리그 정상 축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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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9회말 2사후 롯데 박정태가 아웃되는 순간 삼성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뛰어 나왔다.

표정없기로 소문난 '코끼리' 김응용 감독도 이 순간 만큼은 함박 미소를 머금었다. 모두가 얼싸안고 악수를 나누며 지난 6개월간 숨가쁘게 이어져온 긴장의 시간들을 항도 부산의 가을바람에 실어 보냈다.

마침내 삼성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 것이다.

삼성은 25일 사직 롯데전에서 3 - 1로 승리, 1987년 전.후기 승률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이후 14년 만에 정규시즌 1위를 탈환했다. 이로써 삼성은 1982년 프로야구 원년 이후 일곱번째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고 93년 이후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재도전하게 됐다.

삼성은 지난해 말 '최고의 승부사' 김응용 감독을 영입한 뒤 모래알 스타군단에서 응집력있는 팀컬러로 변신에 성공,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리고 지난 7월 21일부터 8연승의 상승세를 탄 뒤 8월 5일 이후엔 한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줄곧 1위를 달려 올시즌을 자신들의 리그로 만들었다.

삼성은 2회초 1사후 정경배가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김승권의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1 - 1 동점이던 6회초엔 올해 롯데에서 이적한 마해영이 선두타자로 나서 롯데 선발 염종석으로부터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려 결승점을 뽑아냈다.

시동이 걸린 삼성 타선은 후속타자 마르티네스.대타 바에르가의 연속 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들었고 김승권의 내야땅볼로 한점을 추가, 3 - 1로 벌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삼성 선발 노장진은 6이닝동안 5안타, 1실점으로 시즌 7승째를 따내며 1위 확정에 선봉장이 됐다.

잠실 기아-두산전에선 기아 선발 최상덕의 완봉 역투에 힘입은 기아가 2 - 0으로 승리, 포스트시즌 진출의 불씨를 되살렸다. 최상덕은 9이닝동안 4안타.2볼넷.무실점으로 틀어막아 올시즌 세번째 완봉승을 거두는 철완을 과시했다.

인천경기에선 한화는 송지만의 연타석 홈런에 힘입어 SK를 2 - 0으로 이기고 4위 자리를 되찾았다.

▶삼성 김응용 감독=훈련량이 많았는 데도 선수들이 잘 견뎌줬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해야 진정한 챔피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아직도 갈 길은 멀다. 투수 배영수, 신인 박한이, 롯데에서 이적한 마해영 등의 활약이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부산=김종문 기자, 최민우.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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