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짧은 구원투수' 긴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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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소동(fracas)' .

미국 LA 언론들은 최근 박찬호(LA 다저스)와 그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 그리고 다저스 코칭스태프가 공개적으로 서로를 비난한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

LA지역의 유력 신문들은 박찬호가 지난 21일(한국시간) 투구를 마치고 "구원투수로 등판하던 날 갑자기 몸을 풀면서 팔꿈치가 아프기 시작했다" 고 말한 것에 대해 '진정한 승부사다운 용기없는 행동' 이라고 일제히 꼬집었다.

그러자 에이전트 보라스는 "찬호는 4일 휴식 뒤 마운드에 올라 투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안하던 일(구원 등판)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느꼈다고 한다. 감독과 코치가 잘못 기용한 것" 이라고 비난의 화살을 코칭스태프 쪽으로 돌렸다.

이에 대해 박찬호는 23일 "구원투수로 등판한 다음에 팔꿈치가 아프기 시작해 선발로 나서기 전날에는 찜질(파스를 붙인 것을 이렇게 표현했다)을 했다.

타격 훈련 때 조금씩 아프더니 투구를 시작하자 통증이 심해졌다" 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은 이 말을 놓고 박찬호가 아직도 코칭스태프가 구원투수로 기용한 것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다고 해석했다.

언론들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다투는 치열한 싸움에서 중심 투수가 몸을 사리는 것은 팀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고 비난했다.

급기야 짐 트레이시 감독도 나서 "현재 팀의 관심사는 지구 선두 경쟁이며 그것에 온 힘을 기울일 때" 라며 박찬호를 둘러싼 소동이 끝나기를 원했다. 박찬호는 23일 검진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정상적으로 불펜 피칭을 했으며, 오는 26일 예정대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선발 등판한다.

LA=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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