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모양처 세라 vs 워킹맘 미리엄 vs 가정적인 서맨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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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다음 달 6일 치러지는 영국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의 당수 부인들이 치열한 내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왼쪽부터 집권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 총리와 부인 세라, 자유민주당의 닉 클레그와 부인 미리엄,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과 부인 서맨서. [중앙포토]

영국 총선(5월 6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집권 노동당과 보수·자유민주당 등 2개 야당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각 정당 당수 부인들의 ‘내조의 전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당수 부인들은 막판 부동층 표를 흡수하기 위해 유세에 참가하는 것은 물론 남편의 약점을 보충하기 위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부인들이 선거전 전면에 나서는 것은 영국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TV 토론 도입 등 영국 총선이 미국 대선을 닮아가면서 당수 부인들도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처럼 정치적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현지 선데이 타임스는 보도했다.

선거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인물은 고든 브라운 총리(노동당)의 부인 세라 브라운(46)이다. 자선활동가인 그는 남편과 함께 연일 유세를 하며, 트위터를 통해 젊은 유권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그의 트위터 팔로어(follower)는 영국 최다인 110만 명에 이른다. 현지 언론은 “세라 브라운이 현명한 내조자 이미지를 내세워 남편의 약점인 고집불통 이미지를 상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 당수의 부인 서맨서 캐머런(39)은 남편의 귀족적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자신의 가정적 면모를 부각시키고 있다. 영국 왕실 후손이면서 문구제조업체 간부이기도 한 그는 최근 자신의 사진집을 대중지에 게재하고, 셋째 아이를 임신한 사실도 공개했다.

변호사로 활동 중인 닉 클레그 자유민주당 당수의 부인 미리엄 클레그(41)는 다른 부인들과 달리 본인의 업무와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선거에 뛰어들지 않고, ‘일하는 엄마’ 이미지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호감을 주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보도했다. 닉 클레그 당수 본인의 인기가 치솟고 있어 부인이 굳이 지원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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