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2차테러 공포… 공항 3곳 또 폐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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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차 테러를 하려 했던 것으로 의심되는 용의자 10명이 미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이 때문에 미국 언론들은 "뉴욕과 워싱턴의 자살테러를 감행한 테러조직이 후속 테러를 감행할지 모른다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고 보도했다.

동시다발 자살테러 사건을 수사 중인 미 연방수사국(FBI)은 13일(현지시간) 뉴욕의 공항 두 곳에서 칼과 조종사 면허증을 소지한 남녀 10명을 연행, 조사 중이다.

◇ 2차 테러 시도했나=미 교통부는 13일 오전 11시를 기해 중단됐던 국내선 운항을 재개하고 공항을 다시 열었다.

그러나 뉴욕의 JFK 공항과 라과르디아 공항 및 인근 뉴저지주의 뉴어크 공항은 이날 FBI에 의해 다시 폐쇄됐다. 11일의 자살테러범들과 마찬가지로 칼과 조종사 면허증을 가진 승객이 국내선 항공기에 탑승하려다 붙잡혔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5시쯤 JFK 공항에서 연행된 사람들은 아랍계를 포함한 남성 4명과 여성 1명. 이들 중 남성 4명은 칼을 숨기고 가짜 신분증과 조종사 면허증을 소지한 채 로스앤젤레스행 유나이티드 항공에 탑승해 출발을 기다리던 중이었다.

수사 당국이 이들 일행에 더욱 의심을 두는 것은 조종사 면허증의 발행처가 이미 신원이 드러난 자폭 테러범이 다녔던 플로리다의 비행학교였기 때문이다.

또 이들이 갖고 있던 항공권은 미국의 어느 도시로도 갈 수 있는 오픈 티켓으로 발행일은 자살테러가 일어난 11일이었다. 이날 밤엔 라과르디아 공항에서도 칼과 가짜 라이선스를 갖고 있던 남성 5명이 붙잡혔다. 그러나 조사결과 이번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전국의 공항에 삼엄한 경계가 펼쳐진 가운데 테러 용의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잇따라 체포된 것이다.

수사당국의 한 관리는 CNN방송에 "이들의 체포로 비행기 납치가 도중에 좌절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한편 2차 테러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은 NBC 방송과의 회견에서 "미국이 가까운 시일 안에 추가공격을 받지는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 자살 테러범 18명 전원 신원확보=FBI의 수사는 급진전돼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과의 연결고리도 어느 정도 밝혀낸 것으로 보인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공식 기자회견에서 처음으로 빈 라덴의 이름을 명시적으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사 내용은 대부분 보안에 붙여진 채 단편적인 정보만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뮬러 FBI 국장은 13일 기자회견에서 "여객기 4대를 납치한 범인은 모두 18명" 이라고 발표했다.

FBI는 한때 이들의 사진과 이름을 전부 공개하는 것을 검토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FBI는 빈 라덴과의 연결고리를 밝혀줄 유력 용의자 모아타스 알 할락의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고 ABC방송이 보도했다.

빈 라덴이 지난해 훈련용으로 보이는 제트기를 구입할 때 금전 지원을 하는 등 주요 협력자로 알려진 알 할락은 최근 거주지 텍사스주 알링턴에서 자취를 감췄다.

예영준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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