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세계를 배운다” 글로벌 리더 꿈꾸는 157인의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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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 본사 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Y20 대표단 면접에서 면접관들이 지원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Y20 정상회의 사무국 제공]

올해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는 종종 ‘지구촌 유지클럽’에 비유된다. 경제 문제에 있어서 최고 권위의 국제협력체(premium forum)로 인정받았다. G20 준비를 담당하고 있는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담당관은 “한국이 G20이라는 대규모 국제회의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유·무형의 경험이야말로 최고의 자산”이라고 말한다. Y20 정상회의는 젊은이들이 이런 G20 준비과정을 유사하게 따라가 보면서 이를 통해 시야를 넓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이 행사는 중앙일보가 주최하고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와 국가브랜드위원회가 후원한다. Y20 정상회의 대표단에 선발된 157명의 젊은이 중 눈에 띄는 인물 4인과 선정 과정 등을 소개한다.

G20 서울회의 맞아 ‘청년 정상회의’ 펼치는 세계 대학(원)생들

“한국의 위기극복 역동성 세계가 배워야”

국적: 영국, 소속: 호주국립대 박사과정, 북한인권단체 등에서 활동

에마 캠벨(33·호주국립대 박사과정)은 이번 ‘Y20 정상회의(Summit)’에서 한국을 대표한다. 호주국립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영국인이지만 한국에 대한 애정이 크기 때문에 지원했다. 박사 논문 관련 자료 수집 및 연구차 서울에 와 있던 그는 Y20 정상회의 개최 소식을 듣고 바로 원서를 냈다.

1990년대 중국 유학시절부터 한국에 대한 관심을 키워온 그의 박사 논문 주제는 ‘한국의 20대가 통일 및 민족주의에 대해 갖고 있는 태도’다. 북한 인권 관련 단체에서도 일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아온 그는 “한국의 정치·경제적 역동성은 경제위기 극복의 발판이 됐으며, 이는 국제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Y20 회의에서 녹색 성장 정책에서의 한국의 리더십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개도국 일으킬 ‘지속가능한 지원’ 필요”

국적: 인도, 소속: 서울대 석사과정, 개도국서 성장한 한국에 관심

공학도인 인도 청년 서브호짓 착클라다(24·서울대 전기컴퓨터 공학부 석사과정)는 국제 문제에 관심이 많다.

개발도상국 지원 문제와 인도에서도 심각한 빈부 격차 해결이 주요 관심사다. 그러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 포럼에서 “(한국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를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사이의 가교로 만들겠다”고 연설하는 것을 듣고 귀가 번쩍 뜨였다. Y20 회의에 지원서를 냈고, 모국인 인도를 대표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개도국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지원’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도국으로 시작해 이젠 유엔 사무총장까지 배출한 한국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가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으면 한다.”


“내 나라 잘 알아야 세계 무대 설 수 있어”

국적: 한국, 소속: 이화여대 1학년, 최연소 참가자

임푸름(20·이화여대 국제학과 1학년)씨는 Y20 정상회의 지원자 중 최연소다.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친 전형과정에서 돋보이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오랜 외국생활을 경험하면서 얻은 국제 감각과 유창한 영어실력 덕분이다.

임씨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8년간 싱가포르·오스트리아·슬로바키아에서 생활했다. 그는 “국제경제에 관심이 많다”며 “국가 간 경제협력 체계를 공부하고 싶어 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 등 5개 국어를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생활을 오래 했으나 한국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임씨는 “우선 내 나라를 알아야 세계 무대에 나가서도 강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Y20에서는 유럽연합(EU) 의장국을 대표한다.


“원조 받는 나라서 주는 나라된 한국에 관심”

국적: 카메룬, 소속: 고려대 박사과정,한국 경제성장 모델에 관심

카메룬 유학생 길버트 탄위탈롬(30·고려대 국제대학원 박사과정)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일하게 Y20 정상회의에 참가했다. 국제관계학을 공부하고 싶어 2007년 한국에 왔다.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하는 국가로 탈바꿈한 한국의 경제성장 모델에 관심이 있었다. 그는 “카메룬은 공공 부문이 비대하 다”며 “한국의 효율적인 시스템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탄위탈롬은 주요 8개국(G8)에 속하지 않은 국가가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놀라워했다. Y20에 참가하게 된 이유도 그 역사의 현장을 좀 더 가깝게 체험하고 싶어서다. 세계은행(WB)을 대표하게 된 그는 부국과 빈국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싶어한다.

전수진·김효은 기자


Y20 정상회의 대표단 어떤 활동하나

18개국 ‘청년 리더’ 선발 … G20 방식으로 회의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Y20 정상회의(Summit)’에 참여할 대학생·대학원생 157명이 최종 선발됐다. 이들은 G20과 주요 국제기구 등 23개 국가·단체의 가상 대표가 돼 G20 정상회의와 같은 방식으로 모의회의를 연다. Y20의 Y는 젊음을 뜻하는 영어 단어 ‘youth, young’을 의미한다.

Y20 대표단으로 뽑힌 157명의 젊은이는 한국인 116명과 외국인 41명이다. 대표단의 국적이 모두 18개나 될 정도로 다양하다. 424명이 지원했고, 서류심사와 면접 등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뽑았다. Y20 회의는 100%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영어 구사 능력을 우선 고려했으며 ▶논리적 사고력 ▶창의성 ▶국제·시사문제에 대한 이해도 ▶적극성 ▶팀워크 등을 두루 감안해 선발했다.

Y20 정상회의 대표단은 5월 3일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열리는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Y20 정상회의에 본격 참여하게 된다.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안호영 G20 대사(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가 실제 G20 정상회의 진행 절차와 외교적인 의전 등을 주제로 강연한다.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장과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실장 등도 G20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글로벌 무역과 국제금융 시스템을 주제로 젊은이들과 호흡을 함께한다. 국가별로 4~7명씩 팀을 구성한 Y20 대표단은 국가별 의제를 발굴하고, G20 프로세스와 비슷하게 ‘젊은 재무장관 회의와 정상회의’를 순차적으로 개최한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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