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 그랑프리 6개월 앞으로 … 위용 드러난 영암 경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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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에 건설 중인 F1 경주장이 점차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중앙 관중석의 경우 지붕까지 올렸고 의자 붙이기만 남은 상태이다. [프리랜서 오종찬]

23일 오후 전남 영암군 삼호읍 F1 경주장 건설 현장. F1 코리아 그랑프리(10월 22~24일)가 약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영암군 F1경주장이 위용을 점차 드러내고 있다.

웅장한 중앙 관중석부터 강한 인상을 줬다. 높이 28m, 길이 340m. 모두 1만6000여명이 앉을 수 있다고 한다. 큰 일은 의자 붙이기만 남았다. 아래에서 올려다 본 지붕은 기와집의 처마를 연상시켰다.

F1 머신(경주차량)들이 달릴 트랙을 사이에 두고 맞은 편에 짓는 피트(타이어를 교환하거나 연료를 보급하는 곳) 건물은 내·외부 마감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관중석과 피트 사이가 중국 상하이 경주장에 비해 짧다. 현장을 방문한 F1 관계자마다 “머신들이 트랙을 달리다 급 감속해 피트 스톱에 들어와 기름을 넣고 타이어를 교체한 뒤 급 가속해 다시 트랙으로 나가는 모습과 이 때 나는 소리를 중앙 관중석에서 더 박진감 있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고 한다.

경주를 총괄할 본부 건물과 기자·중계진을 위한 미디어 센터도 건축 골조를 마치고 판넬·유리창을 붙이고 있다.

영암호를 바라보는 남쪽에서는 2층짜리 팀 빌딩 14채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었다. 참가 레이싱 팀마다 한 채씩 배정, 부품·장비를 보관하면서 간이 식당과 회의실 등으로 쓰게 할 예정이다. 박봉순 F1대회조직위원회 홍보계장은 “미리 와 본 윌리암스팀·로터스팀 관계자들이 ‘전반적으로 설계가 잘 되고, 경관이 아름답다’고 호평했다”고 전했다

공사 현장 한 켠에선 수만 개의 폐 타이어들을 쌓아 놓고 여러 개씩 볼트로 엮고 있었다. 경주차들의 트랙 이탈을 대비한 안전 장벽에 완충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레이스 트랙은 노상 공사를 마친 채 연약한 지반을 안정화시키고 있었다. 일부 구간은 작은 돌들을 까는 보조 기층 공정에 들어갔다. 경주장을 시공 중인 SK건설의 조대호 부장은 “노상이 굳어지면 쇄석을 깔고 기층과 중간층을 쌓은 뒤 아스팔트 포장을 한다. 트랙이 중요하긴 하지만, 많은 시일이 걸리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경주장은 2007년 10월부터 간척지 185만3000㎡에 3400억원을 들여 트랙 길이 5.615㎞, 관중석 12만석 규모로 건설되고 있다. 현재 전체 공정의 77%(토목 84%, 건축 66%)가 진행됐다. 또 영암군 삼호읍 용당리에서 경주장으로 이어지는 진입도로 2.8㎞ 왕복 2차로를 왕복 6차로로 넓히고 있다.

F1 그랑프리를 총괄하는 FOM의 버니 에클레스톤 회장(81)도 최근 현장을 둘러보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주동식 전남도 F1대회지원본부장은 “8월이면 관중석·트랙과 건축물 등 주요 시설 공사가 끝난다”며 “FIA(국제자동차연맹)의 공인을 거쳐 9월 개장식을 하고 10월 대회를 치른다”고 말했다.

2010 F1 코리아 그랑프리는 올해 시즌 전체 19개 라운드 중 17번째 라운드로 열린다. 12개 레이싱 팀이 참가한다.  

영암=이해석 기자
사진=프리랜서 오종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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