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의사결정 때 지혜 내려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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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버락 오바마(사진 왼쪽)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 시간) 기독교 복음주의 설교로 유명한 빌리 그레이엄(91·오른쪽) 목사를 찾았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몽트릿의 그레이엄 목사 자택에서 30분간 대화하고 상대방을 위해 서로 기도했다.

오바마는 지난 주말 부인 미셸과 몽트릿 인근 얘슈빌에서 단둘만의 휴가를 보냈다. 경관이 아름다운 블루리지 마운틴에서 각자 물통을 들고 등산을 즐겼다. 사흘간의 휴가 뒤 백악관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레이엄 목사를 방문한 것이다.

빌 버튼 백악관 부대변인은 “두 사람의 만남은 처음”이라며 “그레이엄 목사는 역대 대통령에게 중요한 정신적 지도자였고 미국의 진정한 보배”라고 소개했다. 만남에 배석한 그레이엄 목사의 장남 프랭클린 목사는 “두 사람이 시카고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와 골프 등에 관해 환담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통령은 떠나기에 앞서 아버지를 위해 기도했고, 아버지는 대통령을 위해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 지혜를 내려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태어난 그레이엄 목사는 시카고의 위튼 칼리지를 다녔고 오바마 대통령은 하버드대 졸업 뒤 시카고에서 사회운동가로 활약했다.

1939년 목사가 된 그레이엄은 49년 LA. 전도대회 때 수많은 군중을 모아 세계적 부흥 목사로 급부상했다. 73년 서울 여의도집회를 주도하는 등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복음전도집회를 진행했다. 92년과 94년엔 북한을 방문해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강의하고 선교집회를 열었다. 드와이트 아이젠아워 전 대통령 이래 역대 미 대통령에게 각종 자문에 응하고 종교적 조언을 했지만 최근엔 노환으로 외부활동을 거의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최상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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