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진전읍 부녀회원들, 불우 가정 200곳에 전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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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6일 오전 9시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장현리 진접읍사무소 옆마당.

▶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사무소 마당에서 16일 부녀회장들이 사랑의 김치를 담그고 있다.

30~60대 주부 30여명이 앞치마를 두르고 고무장갑을 낀 채 둘러 앉아 배추에다 속을 채우고 있다. 주부 10여명은 큰 물통에서 김치를 절여 나르고, 담근 김치를 플래스틱 통에 다섯 포기씩 나눠 정성스럽게 담고 있다. 세 시간여동안 꼼짝 않고 앉아 쌀쌀한 날씨에도 비지땀을 흘리며 김치를 담그는 주부들의 얼굴에는 화사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남양주시 진접읍의 새마을부녀회장 48명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줄 사랑의 김장김치를 담고 있는 모습이다.

부녀회장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1000포기의 배추로 김장을 담궈 관내에 혼자 사는 노인, 소년소녀가장, 영세민 가정 등 불우한 가정 200곳에 전달했다.

이들은 외부의 지원 없이 자원봉사와 기부만으로 사랑의 김장김치를 담궜다. 우선 김장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3월 초 시에서 휴경지 2000평을 얻어 고구마와 참깨를 재배했으며 지난달 말 이를 팔아 300만원을 마련했다. 이 돈으로 김장에 쓸 고춧가루와 마늘.파.젓갈 등 양념류를 모두 구입할 수 있었다. 이날 김치를 담근 배추 1000포기는 지역 농어민후계자 송재현씨와 이만복 노인회장이, 무 500개는 이희만 전 이장단협의회장이 각각 쾌척했다.

김장김치를 전달받은 주한복(75) 할아버지는 "아내와 단둘이 어렵게 사는데 해마다 가을이면 주부들이 김장김치를 이렇게 전해주니 따뜻한 마음에 눈물이 절로 난다"며 고마워했다.

김복동(52.여) 진접읍 새마을부녀회 총회장은 "김장나누기 행사는 읍에 부녀회가 생긴 이래 15년째 매년 해오고 있는 것"이라며 "그늘진 곳에서 고통에 시달리는 이웃에게 작으나마 정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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