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PC 중금속 430t 환경오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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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버려지는 폐PC(모니터 포함)에서 나오는 중금속 때문에 국민들의 건강과 환경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의원은 국정감사를 위해 정보통신부.환경부 등에서 입수한 자료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올 한해 1백10만대의 PC가 폐기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재활용률은 50%에 그쳐 연간 4백30t의 납.카드뮴 등 중금속이 대책없이 버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姜의원측이 집계한 폐PC 물량 1백10만대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간한 'IT포커스' 5월호에 나온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폐PC에서 나오는 중금속은 납(대당 약 8백g)을 비롯, 카드뮴.수은.아비산.안티몬 등이다. 납의 경우 중독되면 말초신경증.뇌부종을 초래하고, 카드뮴은 신장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姜의원은 "우리도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에 따라 재활용을 위한 예치금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PC는 유통구조가 복잡하고 생산자 회수가 어렵다는 이유로 대상 품목에서 제외돼 있어 제도적인 맹점도 크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자원재생공사 등 관련기관과 재활용업체들은 "姜의원의 주장이 과장됐다" 고 반박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재활용업체 U사의 金모 사장은 "최근 국내의 폐PC 재활용률이 약 80% 수준까지 올라있다" 고 주장했다.

하지만 金사장은 "미국.일본처럼 제조업체가 일괄적으로 폐PC를 수거해 재활용하는 일관처리시스템이 없거나 폐PC 유통과정이 투명하지 않은 것은 시정해야 할 점" 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영세업체들이 폐PC에서 금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용해액을 무분별하게 버리는 행위 등은 환경오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고 덧붙였다.

국내 PC 보급대수는 정통부가 '1인 1PC 캠페인' 등을 벌이면서 1천5백만대를 넘어섰지만, 이 기간 중 폐PC에 대한 재활용 대책은 뚜렷한 것이 없었다.

하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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