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주차전쟁 다시 심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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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아파트 주차전쟁이 다시 심해지고 있다.

택시비 등 대중교통 부담이 커지면서 자가용 승용차도 꾸준히 늘어 한동안 뜸했던 주차난이 또다시 불거지는 양상이다.

대구 수성구의 B아파트는 곧 주민대표회의를 열 계획이다.주차장 확충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6백60가구인 이 아파트의 차량 주차면은 7백50대분이지만 주민들이 보유한 차량은 8백50대로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다른 차량을 가로막는 겹치기 주차가 늘자 “주차관리를 제대로 하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단지내 도로 가운데 차량 통행에 지장이 없는 곳을 골라 주차선을 추가로 긋고 외부차량의 주차를 단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왕복 8차로의 대로변에 위치한 서구의 K아파트는 최근 아파트 입구에 수동식 차량 차단기를 설치했다.

6백72가구에 주차면은 6백16개.하지만 주민들의 보유 차량은 7백40대나 돼 주차난이 도를 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근 상가를 드나드는 사람들이 아파트단지에 차량을 세워 대낮에도 주차공간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 아파트 김판석(52)관리소장은 “주차공간이 부족해 주민 불만이 커지면서 80만원을 들여 차단기를 제작해 설치했다”며 “입구에서 차량출입을 통제해 이전보다 상황이 조금은 나아졌다”고 말했다.

달서구 B아파트는 최근 주민 투표를 거쳐 가구당 차량이 두대를 넘을 경우 한대당 월 1만원의 주차료를 받아 주차관리원의 인건비로 충당키로 했다.

수성구 S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출입하는 차량 운전자들을 상대로 방문가구 ·목적과 주차시간 등을 일일이 체크하는 등 아파트단지마다 주차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주민들은 “차량이 두대를 넘는 가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관리사무소측이 대책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파트 건축허가때 현재보다 주차면을 더욱 늘리도록 규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권삼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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