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산책] 건축가 김무권씨 전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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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건축물은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편안해야 한다.”

오는 11일부터 1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건축전시회를 갖는 건축가 김무권(金武權·55·현대건축 대표)씨의 철학이다.

金씨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사람들의 심성을 풍요롭게 할 수 있어야 진정한 건축문화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金씨의 건축철학은 지난 30년동안 그가 유독 학교와 종교건물에 정성을 들여 온 이유이기도 하다.그가 지금까지 설계하고 건축해온 4백여 건축물 중 대부분이 계명대 중앙도서관(1989년),영남대 공대(98) 등의 학교건물과 월성성당(96) 등 성당건물이다.

붉은색과 흙색 벽돌을 많이 사용한 그의 성당건물은 신성함을 보이기에 충분하다.학교건축물도 마찬가지다.아카데믹하게 보이는 학교건물이라 시각적으로 다소 무거워 보이지만 건물을 들어서면 편안함이 느껴진다.

영남대 건축학과를 졸업한 金씨는 71년 잠실야구장과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을 설계한 고(故)김인호 교수 밑에서 건축수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76년 독립,현대건축을 열었다.

단시간에 제작이 불가능한 모형과 설계도면을 내놔야 하는 전시회 특성상 개인이 건축전시회를 갖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다.

金씨는 “이번 전시회가 IMF 이후 힘든 여건 속에서 일하는 많은 후배들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金씨의 건축세계를 보여주는 30여개의 모형과 사진,4개의 계획작품을 내놓는다.종교건축물 7점과 학교건축물 16점,주택 등 일반건축물을 포함해 모두 27점의 건축물이 패널(사진 ·설계도 등)로 소개되고 이 중 17점은 모형으로 만들어 전시된다.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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