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기아 첫 6연승 '고공비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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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기아 산토스(35)는 지난달 27일 광주구장 김성한 감독실을 찾았다. 산토스는 김감독에게 "내가 퇴출된다는 소문이 있는데 어떻게 된 것이냐" 고 따졌다. 사실 김감독을 비롯, 기아 프런트에서도 당시 일곱게임 13타수 무안타의 부진에 빠진 산토스를 퇴출시키기로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였다.

그러나 포스트 시즌 진출을 위해 영입을 추진했던 외국인 투수 중 한명이 어깨근육 부상으로 국내 활동이 불가능해지자 막판에 산토스를 계속 쓰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김감독은 "결론적으로 이제 우리는 네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고 잘라 말했다.

산토스는 이러한 전후사정을 전해듣자 1m95㎝의 거구에 어울리지 않게 김감독 앞에서 주먹 같은 눈물을 흘리며 '조만간 제 실력을 회복하겠다' 고 맹세했다. 다음날 삭발을 하고 나타나 김감독을 놀라게 한 산토스는 가을의 문턱에서 다시 힘을 몰아쓰고 있다.

최근 산토스의 부활로 타선의 응집력이 회복된 기아는 6일 인천 SK전에서 5 - 1로 역전승, 창단후 첫 6연승을 달렸다. 산토스는 0 - 1로 뒤지던 4회초 1사 후 SK 선발 이승호의 직구를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동점 홈런으로 연결,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기아 타선은 6회초 장성호의 좌전안타, 산토스의 중전안타로 무사 1, 3루의 찬스에서 이동수의 2루타로 전세를 뒤집었다.

기아 왼손 선발 레스는 2회말 SK 브리또에게 솔로홈런을 내줬을 뿐 9회까지 2안타.1실점.삼진 13개로 시즌 5승째를 완투승으로 장식했다.

LG는 잠실 롯데전에서 초반 득점에 성공, 7-1로 크게 이겼다. 롯데 호세(사진)는 4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LG 선발 발데스로부터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뽑아 시즌 33호 홈런을 기록, 이승엽(삼성)을 한개차로 제치고 홈런부문 단독선두에 복귀했다.

김종문.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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