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 대출 전략] 대출 급해도 '조건' 저울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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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3면

예전같으면 돈을 빌릴 수만 있다면 조건은 불문이었지만 요즘은 고객 입맛에 맞춰 고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금융권별로 조건과 금리가 다른 만큼 급하더라도 꼼꼼히 따져본 뒤 대출을 받아야 한다.

◇ 담보대출=은행권의 담보대출 금리는 연 6.5~7.5% 수준. 담보대출에 대한 경쟁이 워낙 치열하기 때문에 조건에서 은행별로 큰 차이는 없다.

우선 총 대출금액의 0.7~1%에 이르는 담보설정비를 면제해주는 유인책은 8월 이후 상당수 은행이 중단했다. 하지만 서울.조흥.한빛.한미은행은 아직도 설정비를 면제해주고 있다.

금리결정 방식은 다소 신경써야 할 부분. 대부분의 은행이 실세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 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CD금리 연동 대출이다.

매일 변하는 CD금리에 2% 정도의 가산금리를 붙여 대출금리를 정하는데 3개월마다 달라진 CD금리를 새로 기준으로 삼는다.

당분간 저금리시대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한 점을 감안하면 3년 이하 단기대출에 유리하다.

다만 예기치 못한 금리상승기에 고객이 이탈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중도상환 수수료를 물리는 은행이 많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반면 10년이상 장기대출에는 금리변동 부담이 없는 확정금리 대출이 안전하다.

보험권의 주택담보대출도 주목할 만하다. 금리가 은행보다 약간 높고 자사 보험 가입고객에게만 우대금리를 적용하지만 지난달부터 다시 금리인하 경쟁을 벌이고 있고 설정비를 면제하는 곳도 많다.

특히 동양화재는 금리할인 조건을 폐지해 누구나 연 7.32%에 대출해주고 있으며 흥국생명과 동부화재 등은 일반주택이나 연립주택 등으로 담보대상을 확대했다.

◇ 신용대출=신용대출은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대출금액이 많지 않고 금리도 높다. 가장 한도가 큰 은행이 2천만원 정도다.

신용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은 우선 자신의 신용도를 점검해봐야 한다. 금융기관별로 대출이 가능한 신용도 차이가 크고 이에 따라 금리도 크게 차이나기 때문이다.

직장이 확실하고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사람은 은행을 찾아야 한다. 금리는 연 10%를 약간 넘는 수준이고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에서 일정등급 이상 판정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문턱이 상당히 높은 셈.

그러나 최근에는 대출대상을 완화해 저신용자에게까지 소액을 대출해주는 고금리 신용대출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고객들은 할부금융사의 대출전용카드를 이용하면 유리하다. 신용이 좀 낮더라도 발급받을 수 있고 이자를 잘 내면 한도도 최고 1천만원까지 늘어난다.

카드사의 경우 현금서비스 외에 카드론을 취급하고 있는데 대출신청을 전화나 인터넷으로 하면 곧바로 심사를 마치고 돈을 지정계좌에 넣어주도록 절차를 개선했다. 보험에 가입해놓은 사람이라면 보험사의 신용대출을 이용하면 금리가 싸다.

신용이 아주 낮아 돈을 빌리기 어려운 사람이 급전이 필요할 경우 신용금고가 마지막 보루다. 특히 현대스위스금고를 비롯한 일부 금고는 연 60%의 고금리를 물리지만 신용불량자만 아니면 최고 3백만원까지 대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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