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신윤호 LG 4위 마무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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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지난 4일 롯데 - LG의 잠실경기.

8회초 LG의 다섯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신윤호(사진)는 몸이 둔해 보였다. 0 - 1로 뒤진 롯데는 선두타자 박현승이 좌전안타로 출루, 추격의 마지막 불씨를 지피자 침묵하던 3루쪽 롯데 관중석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다음 타자가 홈런 공동 선두(32개) 호세였기 때문이다.

LG는 호세에게 이미 두차례나 볼넷을 내준터라 싱거운 승부가 예상됐다.

그러나 신윤호는 엷은 미소를 지은 뒤 곧바로 정면 승부를 걸었다. 볼카운트 0 - 1에서 바깥쪽으로 던진 슬라이더로 '검은 악마' 호세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신선수는 뒤이어 조경환.박정태를 삼진과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며 사실상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경기는 신선수가 LG 마운드의 구세주로 굳건히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한판 승부였다. 2이닝 동안 신선수는 과감한 승부 근성과 완벽한 제구력,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평상심을 발휘했다.

신선수는 4일 현재 시즌 13세이브를 기록, 25세이브 포인트로 한국을 떠난 리베라(전 삼성)가 남겨 놓은 구원 1위(27세이브포인트)에 바짝 다가섰다. 또한 방어율도 2.98로 낮춰 선두 갈베스(삼성.2.47)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신선수는 다승 공동 1위(13승), 구원.방어율.승률(0.765) 2위에 올라 다관왕 타이틀에 가장 근접해 있다.

특히 신선수가 유일한 마무리 대안인 팀 사정으로 볼 때 신선수는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등판 기회가 많아 개인기록 달성에 유리한 위치다.

그러나 정신적인 부담과 체력유지가 관건이다. 신선수는 57경기에 나서 팀내 최다 출장을 기록 중이다. 때문에 신선수는 최근 투구 동작을 와인드업 자세 대신 세트 포지션으로 바꾸는 등 체력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경기 후 신선수는 "체력은 타고난 강골로 전혀 걱정이 없다. 초반에는 타자를 힘으로 밀어붙였으나 이제는 코너 워크로 타자를 유인하는 법을 알겠다" 면서 흐르는 땀을 닦았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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