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소리] 지방에선 왜 휴대폰 AS 안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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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6월 말 경기도 이천의 모통신사 대리점에서 32만원에 구입한 휴대폰이 20일도 채 지나지 않아 고장났다. 그래서 거주지인 여주에 있는 한 대리점에 휴대폰을 맡겼는데 대리점측은 일주일 뒤 아무런 이상이 없다며 돌려줬다. 그러나 휴대폰은 여전히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휴대폰을 산 이천의 대리점을 찾아가 수리해달라고 부탁하고 그동안 대신 쓸 수 있는 제품을 빌려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대리점 직원은 성남이나 서울에 가야 대체용 휴대폰을 구할 수 있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친구 것을 빌려쓰면서 연락을 기다렸다.

일주일이 지나 전화를 걸었더니 대리점측은 이천에는 부품이 없어 고장난 휴대폰을 서울 본사로 보냈다며 더 기다리라고 했다. 휴대폰을 맡긴 지 20일 만에야 연락이 왔다. 대리점 직원은 부품이 내 잘못으로 파손됐으니 수리비 26만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

한달도 안돼 고장났는데 무슨 소리냐고 항의했더니 대리점측은 구입하고 15일 이내에 고장난 경우에만 환불해준다고 했다. 게다가 떨어뜨리는 등 단말기에 충격을 가해 고장이 발생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휴대폰이 한두번 떨어뜨렸다고 망가진다면 제품에 문제점이 있는 것 아닌가.

서울과 달리 지방엔 고객서비스센터가 없다. 제품 보증기간 중에 대리점에 무료 서비스를 요청해도 수리 기간이 길고 대체폰 서비스도 없다. 수리비도 부르는 게 값이다. 지방 사람들은 적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는 현실에 분통이 터진다.

김현규.경기도 여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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