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가을보약' 여름내 지친 몸에 활력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한방에서 보면 여름이 가고,가을이 오는 요즘 같은 틈새 계절은 지친 몸을 보(補)해 겨울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간절기(間節期)다.

이는 기혈음양(氣血陰陽)의 허(虛)에 따른 오장육부의 기능 저하 때문.

경희대 강남한방병원 이경섭 원장은 "보약은 옷 의(衣)에 클 보(甫)를 짝지어 낡은 옷감을 다시 튼튼하게 깁는다는 뜻이며 쇠약해진 인체에 활력과 체력을 보강시켜 질병을 막는 것" 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여름철 손상된 음양기혈을 보충해 장기(臟器)의 기능을 바로잡는 것이 가을보약의 목적이다.

보약은 개인의 특징에 따라 크게 보기(補氣).보양(補陽).보혈(補血).보음(補陰)약으로 구분한다. 예컨대 기가 허하면 식은 땀이 많고, 몸이 나른하며 피로를 쉽게 느끼는데 이때는 기를 끌어올리는 인삼.황기를 주재료로 하는 보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

체질에 따라 식생활과 보약이 달라지는 것도 한의학의 특징이다.

대전한의대 사상체질의학과 김수범 교수(우리한의원장)는 "여름의 탈진상태에서 가장 회복이 더딘 체질은 소음인" 이라며 "가을에 몸을 보하지 않으면 겨울에 잔병 치레가 많을 수 있다" 고 말했다.

몸이 왜소하고 단정한 성격의 소음인은 소화가 잘 되고,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먹으면 체력 회복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표 음식은 닭이나 미꾸라지를 이용한 요리. 차로는 기를 보해주는 인삼차가 으뜸이며 혈을 보하는데는 당귀차가 좋다.

반대로 체형이 건장하고, 성취감을 즐기는 태음인은 여름이 지나면서 오히려 왕성한 식욕을 주체 못해 비만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식사에 유의해야 한다.

고단백 저칼로리의 음식을 선택해야하며 폐를 보하고, 기관지를 튼튼하게 하는 맥문동차.길경차가 좋다.

이밖에 역삼각형 체형에 창의성이 높은 소양인은 열이 많아, 신선한 과일.야채를 중심으로 화와 열을 내려주고 음기를 보충하는 게 좋다.

돼지고기나 오리고기와 같은 음식을 권한다. 산수유차와 구기차가 체질에 맞는다.

흑염소나 개소주도 허약한 체질을 보충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경섭 원장은 "개소주는 손발이 차고 시리며, 소화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 좋고, 염소는 산후복통이 있거나 자궁이 허냉한 사람에게 쓰이지만 굳이 '여자는 흑염소, 남자는 개소주' 하는 식으로 구분할 필요는 없다" 고 말했다. 단 기.열이 많고, 비만한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

고종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