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의원 정치권에 쓴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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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나라당 강재섭 의원은 김원기 의장을 제외하곤 현역 최다선(5선)이다. 1988년부터 내리 의원 배지를 달았다. 그가 오랜만에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에서 강연(15일)할 내용을 하루 먼저 원고 형식으로 배포하면서다. 제목은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꼭 하고 싶은 우리 정치 이야기'다.

원고에서 그는 지금의 정치를 다섯 유형으로 나눴다.

첫째가 '허황된 구호와 이벤트 정치'다. 그는 "빈 수레가 요란한 법이며 자칫하면 '나홀로 정부'나 '동호인 클럽'으로 전락할 수 있는 만큼 결실 있는 정치를 하라"고 했다.

둘째는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정치'라고 봤다. "지금 국회는 싸우는 곳, 장수 중심으로 몰려다니는 삼국지 수준으로 인식된다"며 "정치는 분쟁과 대립, 반목을 조정하는 사회적 통합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는 '성장동력을 고갈시키는 시대착오적 정치'다. 남북분단과 대립, 영.호남 지역주의와 대결 의식 등을 그 예로 꼽았다.

넷째가 '선민 의식으로 가득찬 독선 정치'다. 그는 "겉멋만 잔뜩 부리는 정치판 구호부대들은 실력과 비전 부족으로 미래에 대해 말은 못하고 과거만 헤집고 있다"며 "융합과 유비쿼터스 시대에 아날로그식 수구꼴통은 바로 그들 자신"이라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공급자끼리만 통하는 암호 같은 이념.투쟁.선악.파행이란 말보다 실용.화합.희망을, 또 소비자인 국민에게 절실하고 쉬운 말인 밥.집.옷.행복.일자리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강 의원이 본격적 활동에 나서자 "차기 주자 대열에 합류하기 위한 움직임"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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