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동해안 해파리 '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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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강원도 동해안에 해파리가 기승을 부려 어장 피해는 물론 피서객들까지 상해를 입고 있다.

◇실태=해파리는 지난 10일 고성∼삼척에 이르는 해안에 나타나기 시작,개체 수가 급속히 불어나고 있으나 수산당국은 원인조차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속초 대포항과 강릉 주문진 등의 정치망과 통발에는 오징어·문어 등 평소 잡히던 어류는 급감하고 대신 해파리가 걸려 올라오고 있다.

특히 정치망 그물에 엄청난 양의 해파리가 들어오면서 그물이 찢어지자 아예 그물을 철수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어민들은 해파리가 어류를 잡아 먹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장 피해=지난 7월부터 20일 현재까지 대포항 선적 정치망 어선의 어획고는 2억8백여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억8천여만원에 비해 30% 가까이 줄었다.

정치망 어업을 하는 속초 한진상사 관계자는 “바다에 나가면 물이 뻑뻑하게 느껴질 정도로 해파리가 광범위하게 분포돼 있다”며 “해파리로 인해 정치망 그물이 자주 찢어지는 등 어구 피해마저 발생해 한달전부터 그물을 아예 철수하고 조업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징어채낚기 어선들도 해파리떼를 피해 다니느라 제대로 조업을 못하고 있다.

◇피서객 상해=경포해수욕장에는 지난달 중순부터 해파리에 물려 응급 처치를 받은 피서객수가 하루 10여명에 달했다.다른 해수욕장에서도 피서객들이 해파리에 쏘여 놀라 달아나는 일이 잦았다.

◇무대책=수산 당국은 이처럼 해파리 개체수가 늘어난 것은 수온 상승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 정확한 피해실태 파악이나 퇴치 방안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 정치망협회 이상덕(李祥悳 ·66)회장은 “28년간 정치망 어업에 종사했지만 올해같은 해파리 기승은 처음”이라며 “수산당국에서 하루 빨리 퇴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립수산진흥원 동해수산연구소와 강원도 환동해출장소 등 수산 당국 관계자들은 “올해 동해 연안에 이상 난류대가 발달해 해파리 개체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쥐치가 해파리를 잡아 먹는 것으로 알려졌을 뿐 퇴치 방법 등에 대해 연구된 사례가 없다”며 난감해 했다.

그러나 해파리가 고기를 잡아 먹는다는 것은 낭설이라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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