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주 구속' 해외언론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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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의 뉴욕 타임스 등 전세계 주요 언론들은 18일 한국 언론사 사주 세 명이 구속된 사실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 미국.영국=뉴욕 타임스는 18일 한국 최대 신문사들의 사주 두 명과 한국 최대 기독교 종단이 운영하는 신문의 사주 등 세 명이 탈세와 횡령 혐의로 17일 구속됐다고 사실 위주로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거대 언론사들은 金대통령이 남북 화해 정책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잠재우기 위해 사주들을 구속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고 전했다.

CNN 방송도 이날 주요 언론사에 대한 탈세 수사와 사주 세 명의 구속에 대해 "최근 지지도가 하락하고 있는 정부의 (세무조사)진의에 대한 논쟁에 불을 붙였다" 고 보도했다.

영국 BBC 방송은 "이번 세무 조사로 정부가 비판적인 신문들을 겨냥해 언론 자유를 억압하려 한다는 견해가 제기됐다" 고 전했다.

◇ 일본=아사히(朝日).요미우리(讀賣).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일본의 주요 신문들은 구속 사실을 18일자 1면 기사로 비중있게 보도했다.

특히 마이니치 신문은 1, 3면 톱기사로 이를 보도하면서 "앞으로 국민적인 찬반 양론이 일 것이며 당사자인 언론사와 김대중(金大中)정권의 대립도 한층 격화될 것이 불가피하다" 고 전망했다.

아사히는 같은 날 1면에 구속 수감되는 세 명의 사주 사진을 나란히 게재하고 "일본 이상으로 언론기관의 정치적 영향력이 강한 한국에서 내년 말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일부 유력지와 김대중 정권의 대립이 첨예화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또 요미우리는 "정권측은 이번 구속으로 사건을 수습하려 하고 있지만 야당과 언론이 정권에 대한 대결 자세를 강하게 보이고 있어 앞으로 파란이 일 것" 이라며 "결국 김대중 정권과 언론 양측에 큰 타격을 주게 됐다" 고 보도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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