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미술시장 띄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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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미술품 한 점 사고 싶다'가 관람객의 꿈이라면 '미술품 한 점 팔고 싶다'는 작가의 희망이다. 침체된 기존 미술시장에서 머뭇거리고 있는 이들 사이에 다리를 놓겠다고 경기문화재단이 나섰다. 24일까지 수원 경기문화재단 2층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기전아트페어'가 그 장터다. 특히 공공기관이 구매자가 될 수 있는 시범사업으로 경기문화재단이 앞장서 일부 작품을 사기로 해 미술계의 관심을 모은다.

이번 전시에 초대받은 화가와 조각가 24명은 모두 경기도와 관련이 있는 작가여서 지역미술 활성화란 점에서도 환영받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은 경기도에 10년 이상 거주한 전업작가, 지역의 미술문화에 기여한 작가, 경기도 소재 대학을 졸업한 뒤 경기도에서 활동하는 있는 작가를 대상으로 미술평론가 24명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미술견본시와 함께 '경기도 지역 미술소집단 활동의 흐름'에 관한 보고서를 내기로 해 지역의 현대미술사 서술을 위한 기초작업으로도 뜻이 깊다.

선정 작가는 50대인 민정기.권용택, 40대인 정정엽.박용국.김승영.양대원.장승택, 30대인 김정욱.박생진.주동진.성동훈씨 등으로 우리 화단의 다양한 흐름을 고루 보여줄 수 있는 작가들이다.

손바닥만한 캔버스에 일기 쓰듯 그림으로 나날을 기록한 김태헌씨의 '천지유정'(사진)으로부터 상처와 주름 투성이인 아버지의 몸으로 분단시대의 우리 땅을 증언하는 김재홍씨의 '거인의 잠' '아버지' 연작까지 한국 미술의 오늘이 한 자리에 모였다. 031-231-7233.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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