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역모' 누가 거드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새역모가 일본 우익세력의 최선봉에 서 있다면 물밑에는 우익 학계.정계.언론계가 똘똘 뭉쳐 거대한 조직체를 형성하고 있다. 새역모는 우익세력이 1990년대부터 추진해온 '역사 재평가' 운동의 결정판인 셈이다.

와타나베 오사무(渡邊治) 히도쓰바시(一橋)대학 교수는 "우파의 교과서 공세는 유형.무형의 우파 내셔널리즘 통일운동의 표현이며 그 중심에 새역모가 있다" 고 말했다.

◇ 단체.학자=일본청년협의회.개헌조직인 일본의회.자유주의사관연구회.역사교과서 시정을 요구하는 모임 등이 새역모를 뒷받침하고 있다. 일본의회는 이나바 고사쿠(稻葉興作)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이 이끌고 있다. 니시오 간지 새역모 회장이 94년 재계.언론인들을 모아 설립한 '길의 모임' 도 지지세력이다.

교육현장 침투를 진두지휘하는 것은 지난해 4월 설립된 '교과서개선연락협의회(개선협)' 다. 문화청 장관을 지낸 미우라 슈몬(三浦朱門)이 회장이다.

개선협은 지방조직인 도쿄교육진흥네트워크.교육재생지방의원 등과 협조해 지방교육위가 새역모 교과서를 채택하도록 엄청난 로비활동을 하고 있다.

◇ 정계=대표적인 지지세력은 자민당 의원들이다. 자민당 역사검토위원회가 95년 펴낸 『대동아전쟁의 총괄』이란 책에서 ▶대동아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라 생존전쟁.아시아 해방전쟁이었다▶일본은 난징사건.종군위안부 등 전쟁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자학적으로 적지 않은 새로운 역사 교과서가 필요하다▶학자를 동원해 새로운 역사인식 국민운동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민당의 '밝은 일본 국회의원 연맹' '일본의 미래와 역사 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 모임' 등도 든든한 후원자다.

히라누마 다케오(平沼赳夫)경제산업상이 핵심인물이며 모리 요시로(森喜朗)전 총리도 후원하고 있다.

올해 일본 중소기업경영자복지사업단(KSD) 뇌물사건으로 구속된 고야마 다카오(小山孝雄) 전 참의원은 새역모에 유리하도록 지방교육위에 교과서 채택권을 주자며 로비활동을 해왔다.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전 문부과학상은 98년 국회에서 "현재 역사 교과서는 문제가 많다" 며 새역모를 지원했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도쿄도지사는 새역모 교과서가 많이 채택되도록 보수적인 교육위에 채택권을 행사할 것을 종용해왔다.

◇ 언론=대표적인 극우언론인 산케이(産經)신문이 선봉이다. 발행부수가 가장 많은 요미우리(讀賣)신문도 우파 입장에 동조하고 있다. 계열 출판사인 후소샤(扶桑社)가 새역모 교과서를 출판했다.

이 신문과 월간지 쇼군(諸君).세이론(正論).주오코론(中央公論).분게이슌주(文藝春秋) 등은 새역모 교과서를 찬양하고 한국.중국 등을 공격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 새역모=96년 12월 설립된 단체로 이번 우익 교과서를 만드는 등 역사왜곡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에 지부를 두고 있으며 회원수가 1만여명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