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인의 취향' 매진 사례 이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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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할 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기승이 유난한 올 여름, 이 프랑스 영화 한 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네스 자누이 감독의 데뷔작 '타인의 취향' 이다.

프랑스 영화라 혹시 어렵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으나 그건 명백한 오해다.

'타인의 취향' 은 로맨틱 코미디 장르 특유의 익살이 가득하고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또한 빼어난 수작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3백7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프랑스의 아카데미상인 세자르상에서 작품상.감독상.여우주연상.남우조연상을 받았다.

흥행과 비평면에서 고르게 평가를 받은 것이다. 올해 '와호장룡' 과 함께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취미나 성격, 어느 것 하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남녀가 사랑에 눈을 떠가는 과정을 그린 '타인의 취향' 은 우디 앨런적인 코미디 요소와 배우들의 정교한 시나리오, 그리고 생생한 연기로 인해 보면 볼수록 맛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 됐다. 부르조아 계층과 예술가들에 대한 조소도 은근히 배어있다.

빼어난 작품임에도 '유명 배우가 없다' '프랑스 영화다' '젊은층이 볼 영화가 아니다' 란 이유로 배급 시장에서 홀대를 받아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 시네큐브에서 단관 개봉했지만 개봉 첫 주말 92%의 객석 점유율을 보이며 '흥행' 에 성공했다. 매진 사례가 이어졌다.

극장 한 곳에서 개봉해 관객수에선 할리우드 대작에 크게 뒤진 게 사실이지만 점유율에선 1위를 차지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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