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화성공장장 전격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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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노동조합에서 공장장 퇴진을 요구해 온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공장장이 교체돼 인사의 배경을 놓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7일 강성훈 전 화성공장 공장장 후임으로 노사 전문가인 윤문수 전무를 발령했다.

화성공장은 기아차의 주력 공장이다. 연간 생산 65만 대 규모로 K7·포르테·포르테쿱·쏘렌토R·모하비·로체 등 주력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달 말에는 로체 후속인 K5 생산에 들어간다. 화성공장은 기아차의 판매 호조로 생산 물량이 달려 주말 특근을 해야 할 상황이지만 노조의 반발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부터 특근 및 잔업수당 보장을 요구하며 특근을 거부하고 있다. 기아차는 2008년까지 노조와 협약을 맺고 잔업을 하지 않아도 2시간분의 잔업수당을 지급해 왔다. 이 사실이 드러난 이후 ‘무노동·무임금’이라는 노사 기본 원칙에 벗어난다는 지적을 받으며 최고경영진이 교체되기도 했다.

전임 강성훈 공장장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일하지 않으면 잔업수당을 보장할 수 없다’며 맞서 왔다. 다음 달에는 기아차 노사가 단체협상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기아차가 노조를 의식하고 이번 인사를 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생산물량이 달리는데 노조가 잔업수당 보장을 요구하며 잔업·특근을 거부해 노조 눈치를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현대·기아차는 노조 영향으로 여러 차례 공장장을 교체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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