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학생운동 진원지 나주역 영산포역에 통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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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진원지였던 현 나주역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호남선(송정리~목포)복선화 사업으로 노선이 조정돼 나주역과 영산포역이 통합, 80여년의 역사를 뒤로한 채 문을 닫는 것이다. 두 역은 부산을 출발해 목포로 가는 무궁화 열차가 10일 오전 4시3분과 8분에 각각 지나는 것을 마지막으로 그 역할을 끝낸다.

나주역은 호남선 개통과 함께 1913년 나주시 죽림동에 80여평 건물로 문을 열었다. 1929년 10월 30일 당시 나주역 광장에서 광주로 통학하던 조선인 학생들과 일본인 학생들간 충돌이 벌어져 광주학생독립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이후 50~60년대 영산강 뱃길과 더불어 활기를 띠기도 했으나 70년대 말부터 고속버스와 화물차에 밀려 하루 이용객 3백여명의 역으로 쇠퇴했다.

70년 일본 기와를 슬레이트로 바꾸긴 했으나 목재 기둥 등 기본구조는 건립 당시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 12월 나주 역사(驛舍)를 도 기념물(1백83호)로 지정했다.

도와 나주시는 철도청과 협의해 역사 안에 관련 사진.자료 등을 전시하고 일대 2만여평을 기념공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14년 문을 연 뒤 나주.영암.강진 등 전남 서남부권 교통관문 구실을 해온 영산포역에 대해서는 철도박물관 건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철도청은 10일 나주역과 영산포역을 통합해 나주시 송월동에 새 나주역을 열고 호남선 복선화 노선 가운데 송정리~노안~나주~영산포~다시 노선을 개통한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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