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으로 e - 메일 보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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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오전 6시. TV가 잠을 깨운다. TV가 알아서 아침 뉴스와 날씨 채널을 번갈아 보여준다. 집을 나와 시동을 걸자 자동차 안이 안방이 된다. 인터넷에 연결된 액정 화면엔 내비게이션과 함께 교통 체증이 없는 길이 자동으로 안내된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컴퓨터가 자동으로 켜진다. 뇌파를 읽는 헤드셋을 쓴 뒤 머릿속으로 ‘e-메일’이란 단어를 떠올린다. 그러자 컴퓨터 화면에 e-메일 리스트가 뜬다. 영국에 있는 고객에게 전날 만든 3D 아바타 동영상을 보낸다.’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앞으로 2~5년 뒤면 현실이 될 모습이다. 미국 인텔이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기술 천국(Tech Heaven)’이란 쇼케이스를 통해 현재 개발 중인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이날 공개된 것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끈 건 뇌파를 이용한 컴퓨터 작동 기술이었다.

인텔연구소 딘 포멀린 연구원은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할 때 보이는 뇌파 형태는 인종이나 언어와 관계없이 비슷하다”며 “이를 이용해 뇌파로 컴퓨터를 작동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뇌파의 패턴을 컴퓨터 칩이 기억하도록 하면 생각만으로 컴퓨터는 물론 각종 전자기기를 작동할 날이 멀지 않았다”며 “이는 언어 장벽도 넘을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을 위해 문자를 소리로 바꿔 주는 휴대용 스캐너도 선보였다. 스마트 TV는 평소 즐겨보는 채널이나 인터넷 웹페이지를 컴퓨터가 분석해 TV를 고객에게 맞춰 준다. 보통 캠코더로 찍은 영상을 입력하면 30분 안에 3D 이미지로 바꿔 주는 컴퓨터 칩도 이르면 2년 안에 PC용으로 나올 전망이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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