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K · 길수가족 구명본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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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장길수군 일가족 7명이 중국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에 난민 지위 신청을 하기까지 국내외 시민단체들의 역할이 컸다.

국외에서 이들과 동행하며 난민 신청 과정을 직접 도와준 단체는 '북한 민중에 민주주의의 숨결과 인권의 빛을' 이란 슬로건으로 활동하는 '북한 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 (RENK)다. 이 단체는 조총련을 탈퇴한 재일교포와 일본인들이 중심이 돼 1993년 오사카에서 결성됐다.

도쿄에 지부와 중국 옌볜에 비밀지부가 있으며, 그동안 회원 수백명이 97년 말부터 중국과 북한 국경지대에서 탈북자 구호.북한 식량 보내기 운동 등 활동을 벌여왔다. 98년 12월에는 장마당에서 쓰레기를 주워먹는 꽃제비(식량을 구하는 북한 아이)의 참상을 비디오 테이프에 담아 국내 TV를 통해 폭로했다.

국내에서는 99년 8월 조직된 '길수가족 구명운동본부' 가 장군의 사연을 국내에 알리고 탈북가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데 중심 역할을 했다.

이 단체는 그해 10월 서울 NGO 국제대회에 길수 가족의 크레용 그림 20여점을 전시해 이들의 탈북 과정을 자세히 알렸다. 당시 출품된 작품이 뉴스위크 등 외국 언론에 소개되며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중국에는 길수 가족처럼 비참한 상황에 처한 탈북자들이 많다" 며 "중국 정부는 이들의 난민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 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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