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인사 진통… 자리 줄어 경쟁 치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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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외교통상부가 조만간 단행할 하반기 인사를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통상 하반기 인사는 상반기보다 대상 폭이 좁아 상대적으로 조용하게 넘어가는 게 관례였으나, 신(新)외무공무원법 시행 직전에 이뤄지는 이번 인사는 '보직 선점' 을 노린 외교관들의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진통을 겪은 보직은 기획관리실장.의전장과 호주대사 등 주요 공관장이다. 새 외무공무원법은 기획관리실장 등 본부 주요 보직과 미국.일본.영국 등 30개 해외공관장에 한해서만 최대 64세까지 근무가 가능하고, 나머지 보직은 60세에 정년퇴직하도록 못박아 놓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1998년 정부의 구조조정으로 유고.우루과이.자메이카 대사와 고베(神戶)총영사 등 모두 25개 재외공관장 자리가 없어져 경쟁이 극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외교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또한 앞으로 사전에 보직관리를 해야만 해당 실.국장에 지원할 수 있는 '보직지원제(job posting)' 가 시행됨에 따라 과장급 경쟁도 만만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본부에 근무하는 과장급들이 향후 보직을 의식해 다양한 경력관리를 희망하면서 재외공관으로 나가려 하지 않자, 외교부는 2년6개월 이상 본부 과장으로 근무했을 경우 일괄적으로 인사이동 대상에 올리는 원칙을 만들기도 했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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