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1, 000K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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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메이저리그는 '장애물 경주' 다. 허들 하나를 뛰어넘으면 또 다른 징검다리가 나타난다. 따라서 한 순간의 방심도 용납되지 않는다.

박찬호(28.LA 다저스)는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메이저리그를 가리켜 '정글' 이라고 표현한다.

박찬호가 26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배리 본즈라는 거대한 벽을 넘었지만 뒤를 지키는 제프 켄트의 함정에 걸렸다.

7이닝 동안 4안타 3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팀이 2 - 5로 패하면서 올스타전 길목에서 아쉽게 5패째를 당했다. 그러나 박선수는 삼진을 10개나 잡아 통산 1천 탈삼진 고지에 오르며 아쉬움을 달랬다.

1회초 타선이 뽑아준 1점을 등에 업고 마운드에 오른 박선수는 1, 2번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본즈와 승부를 피하다 볼넷을 내준 뒤 후속 켄트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아만도 리오스에게 던진 2구째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리면서 오른쪽 담장에 직접 맞는 2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1 - 2로 끌려가던 다저스가 폴 로두카의 1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4회말, 박선수는 선두 켄트에게 2구째 바깥쪽 꽉찬 직구를 던졌으나 약간 가운데로 쏠렸다. 켄트는 이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넘기는 통한의 결승 홈런을 때렸다. 박선수는 이후 다저스 타선이 침묵을 지키는 바람에 패전의 멍에를 벗지 못했다.

변화구 구사가 많았던 최근 투구 패턴과는 달리 초반부터 빠른 공의 비율을 높인 박선수는 5회초 캘빈 머리에게 삼진을 빼앗아 통산 1천 탈삼진의 이정표를 세운 뒤 2개를 추가했다.

또 박선수는 가공할 홈런 행진을 벌이고 있는 본즈를 세 차례 상대해 한 차례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두번은 범타로 처리했다. 3회말 두번째 타석에서는 떠오르는 빠른 직구로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6회말 세번째 타석에서는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직구로 본즈의 균형을 무너뜨려 유격수 땅볼로 막아냈다.

올시즌 8승5패(방어율 2.86)를 기록 중인 박선수는 다승 공동 7위, 방어율 8위, 탈삼진 4위에 올라 있다.

박선수는 올스타 출전 투수가 발표되는 다음달 5일까지 한 차례(7월 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더 등판한다. 박선수는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를 따내면서 완투승 등 인상적인 투구 내용을 선보여야 올스타 선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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