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승객 보살펴준 대한항공 승무원에 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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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 23일 베트남의 호치민 공항에서 KE682편을 탔다. 무역업을 하고 있는 나는 늘 피곤하고, 업무 또한 긴장의 연속이다. 그날따라 나는 평소보다 더 심신이 지쳐 있었다. 그러한 모습이 한 여승무원의 눈에 띄었나보다. 그는 나의 불편한 상태를 알아차리곤 계속 나를 주시하면서 봉사를 했다.

서울을 거쳐 미국까지 가는 기나긴 항로였는데 웬만하면 모른 척하고 지나칠 수도 있었건만 비행시간 내내 여승무원은 조금도 귀찮아 하지 않고 끝까지 신경을 써주었다. 수시로 음료수와 과일을 갖다 준 것은 물론 내가 "속이 안 좋다" 고 하자 특별히 죽을 만들어 주겠다고도 했다.

차마 그렇게까지 부탁하기는 미안해 사양했지만 고마울 따름이었다. 30년 가까이 해외여행을 다녔지만 어느 외국항공사의 여승무원과 비교해도 서비스가 뒤떨어지지 않았다. '이런 숨은 일꾼이 있기에 오늘의 대한항공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몸은 고통스러웠지만 마음은 흐뭇한 비행시간이었다.

안순형.해륙상선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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