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F '거인들의…' 배우장미희 특별한우정 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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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우리나라에 미인들이 많지만 이름까지 '미희(美姬.아름다운 여자)' 인 사람은 장미희씨밖에 없지 않습니까?"

"강직하게 역사를 살아오신 큰 어른이시죠. 제가 제일 존경하는 분입니다. "

"비행기를 탄 느낌이네요. 장미희씨는 엄숙으로 가득 차 있어서 농담하기도 쉽지가 않아요. "

영화배우이자 대학교수인 장미희(44)씨와 감사원장을 역임한 한승헌(67)변호사가 25일 오후 6시 연세대 부근의 한 음식점에서 만나 두 시간 동안 우정을 나눴다. 음식 전문 케이블TV인 채널F의 '거인들의 저녁식사' (목.오전 11시)를 찍는 현장에서였다.

'거인들의…' 는 특별한 친분이 있는 두 사람을 초대해 서로의 우정과 인생관에 대해 듣는 프로그램으로, 함께 식사를 하며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게 특징이다. 제작진이 먼저 한 명을 섭외하면 그 사람이 자기와 절친한 다른 한 명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출연자를 정한다.

한변호사와 장미희씨는 1994년 장영달 민주당 의원의 후원회 일을 함께 한 것이 계기가 돼 친분을 쌓게 됐다. 장씨는 "요즘에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 인생 상담도 하고 영상물의 법적인 문제에 대해 조언을 듣기도 한다" 고 말했다.

한변호사는 "처음엔 차갑고 귀족적으로 보여 호감이 가지 않았는데 만나다 보니 선입견과는 달리 내면이 가득 찬 사람임을 알게됐다" 고 대답했다.

대화 내내 한변호사는 장씨를 "장교수" 라고 불렀고, 장씨는 "존경한다" 는 말을 수차례 반복했다. 그러자 한변호사는 "존경한다는 말은 너무 부담되니 좋아한다고 하는 게 어떻겠는가. 그러면 얼마나 순수하고 홀가분하겠느냐" 고 농담을 건넸다.

장씨는 현재 명지전문대 교수와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심사위원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녀는 "하루에 열여덟 시간 일만 한다" 고 표현했다. 여전히 강아지와 고양이, 새를 기르는 것이 취미라고 한다.

대화의 소재는 좋아하는 음식으로 이어졌다. 장씨는 "나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동물의 고기는 먹지 않는다" 며 "물고기는 먹지만 그 중에서 연어는 회귀본능이 너무 인간적이라 먹지 않는다" 고 했다. 반면 한변호사는 "새우를 가장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나처럼 평생 허리를 못 펴본 생물이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대화는 성과 나이를 초월해 우정을 나누고 서로를 격려해 줄 수 있는 정신적 동반자의 중요성을 가르쳐줬다. 다음달 5일 방송 예정.

이 프로는 지금까지 가수 조영남과 김홍신 한나라당 의원, 코미디언 구봉서와 개그맨 이홍렬, 탤런트 고두심과 현경대 한나라당 의원 등 스물다섯 쌍의 특별한 관계를 소개했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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