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병은 조기 검진과 예방이 우선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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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예방물질로 만든 신약이 나오면 노년층에 희소식이 될 것”이라는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안택원 원장. [조영회 기자]

지난해 9월 천안웰빙식품엑스포 행사때 가장 인기를 끈 코너가 있었다. 대전대 천안한방병원이 마련한 ‘직접 한약조제하기’였다.
 
즉석 검진을 통해 자신의 사상체질을 파악한 후, 처방대로 바로 옆에서 여러가지 한약재로 자신이 직접 약첩을 만드는 것. 남녀노소 오랜시간 줄을 서 검진 및 직접 조제를 기다려야만 했다. 천안한방병원은 올 초 그 성원에 부응코자 병원 2층에 상시 약첩조제 코너를 마련했다.
 
이런 대전대 천안한방병원 ‘인기몰이’ 뒤엔 안택원(43) 병원장이 있었다. 그는 2006년 39세 나이로 천안한방병원장을 맡아 5년째 재임 중이다(2008년 연임). 올 2월 말 그는 혜화의료원(대전대 한방병원 의료재단)산하 8개 병원의 교수급 진료 의사 중에서 뽑는 ‘의료대상’을 수상했다. 2007년부터 내리 3년째이 상을 탔다.
 
어떻게 최고상이 연속 그에게 찾아오는 것일까. 그는 젊다. 그래서인지 ‘용감하게’ 병원 혁신을 단행했다. 병원장 취임 초기 천안 한방병원에 맞는 시스템 전환을 시도했다. 많은 진료 과목을 통폐합해 4개 센터로 정리했다. 중풍내과센터, 척추관절센터, 소아알러지센터, 신경여성센터 등. ‘선택과 집중’전략이다. 1991년 개원한 천안한방병원으로선 모험이었다. 그는 “생소한 한방 진료 과목에 대한 환자들 두려움을 없앤 결과, 고객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에게 있어 한방병원 혁신 및 도전의 역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중풍 조기검진시스템 인기

“중풍(뇌졸중)은 예방이 최고다.” 사상체질의학 전문의인 안 원장이 수년 전 도달한 결론이다. 중추신경계의 손상을 초래하는 중풍은 치료돼도 종전과 같은 사회생활 환원은 어렵다. 이젠 30대에도 찾아오는 중풍, 조기검진만이 최선이다. 이 병원의 종합건강검진은 최근 지역 대기업들 직원들에게 호응이 높다. 삼성전자·삼성SDI·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이곳에서 검진을 받는다. 기존 종합병원의 겉핥기식 검진과 차별화된 시스템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심장·뇌·장기 등 성인이 걸릴 수 있는 병 중심으로 ‘밀착검진’을 한다.
 
안 원장은 “김모(42)환자는 고혈압이 심하고, 당뇨병까지 있어 ‘10년 내 중풍 발병률이 17%’로 확인됐다”며 “현재 통원 치료와 식이요법·운동 등으로 발병률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 예방물질 개발 큰 성과

“한국 성인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병 1위가 치매, 중풍은 2위.” 지난해 9월 안 원장의 천안한방병원팀은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신경질환(치매)의 예방에 ‘열다한소탕(熱多寒少蕩) 가감방(加減方)’이 특효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국기술원(KIST)와 공동으로 진행한 이 연구 결과는 국내외 학술지에 실렸다. 안 원장은 “추출된 치매 예방 유효 물질이 국제특허를 받아 조만간 신약 개발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열다한소탕 가감방은 퇴행성 질환의 치료·예방을 위해 사상의학에 나오는 열다한소탕 처방에 뇌신경 독성이 예상되는 한약재는 줄이고, 치매 증상 개선에 효과적인 한약재를 가미한 약재다.
 
권모(55·여)씨는 보행·언어 장애에 오른손마비 증세가 있는 환자다. 안 원장은 “지난달 말 KIST강릉분원과 치매 치료 물질 개발과 관련 MOU를 체결했다”며 “신약이 나오면 권씨에게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민과 소통하는 병원으로

올해 초 병원 2층에 ‘지산갤러리’를 열었다. 지역 화가를 초빙해 한 달씩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김준식 화백의 ‘빛과 생명의 공간 유희’전이 열리고 있다. 김재선·정세훈 화백에 이은 세번째 전시회다.
 
주민 대상 건강강좌, 노래교실, 열린 소음악

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또 지역 스포츠 발전을 위해 천안 연고 배구팀인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천안병원의 눈부신 ‘활약’ 때문인지 대전대 한방병원이 올해 한국능률협회 전국 한방병원 브랜드 파워 조사에서 원광대·대구대·동의대 한방병원 등 9개 대학을 누르고 2위를 차지했다.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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