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 무역분쟁 치열한 '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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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중국과 일본간 무역마찰이 이상한 설전(舌戰)으로 번지고 있다.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방침에 대해 일본이 "별 것 아니다" 는 반응을 보이자 중국이 "그러다가 큰코 다칠 것" 이라고 다시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이 지난 18일 일본산 자동차.에어컨.휴대폰 등 3개 품목에 1백% 특별관세를 물리기로 한 데 대해 일본 언론들이 '단순 엄포용' 으로 해석하자 인민일보가 21일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이라고 정중히 경고하고 나섰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이들 3개 품목의 올 1~5월 대중(對中)수출액은 4억6천2백만달러로 일본 전체 대중 수출액의 44%에 달한다는 것이다.

금액이나 비중도 클 뿐더러 이들 품목이 중국을 겨냥한 일본의 전략상품이란 점에서 보복관세의 충격은 결코 작지 않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보복조치가 발표됐을 때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은 하라누마 다케오(平沼赳夫)경제산업상의 말을 인용 "중국이 수출물량이 그다지 많지 않은 3개 품목을 제재대상으로 삼은 것은 대일관계를 중시하기 때문" 이라고 보도했다.

또 지난해 일본 자동차의 중국 수출은 2만5천여대로 일본 전체 자동차 수출의 1%, 에어컨은 6.6%, 휴대폰은 2% 정도라 타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인민일보의 분석은 다르다. 에어컨의 경우 지난해 일제는 1억3백만달러어치가 수입돼 중국의 수입에서 42%를 차지했다는 것.

휴대폰도 올 들어 5월까지 수입된 일본산이 1억2천8백만달러로 전체 수입액의 43%에 달했다.

앞으로 중국 시장의 가능성으로 볼 때 일본이 이같은 시장점유율을 잃어버리면 당장은 몰라도 나중에 크게 후회할 것이란 '충고' 다.

이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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