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들 투신 상대 특혜성 요구 여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최근 A투신운용사는 P기업 자금을 머니마켓펀드(MMF)에 유치하면서 시장 수익률보다 1%포인트 가량 높게 내 줄 것을 요구받았다. 이를 맞추려면 이 기업의 자금이 들어간 펀드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채권을 배정하는 특별 대우를 해줘야 하지만 A사는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연기금과 은행.법인 등 기관투자가들의 수익률 보장 요구가 여전하다. 과거처럼 투신사나 자산운용사들을 불러 수익률을 입찰에 부치지는 않지만 투신운용사로부터 먼저 목표 수익률을 제시받은 뒤 수익률이 높은 회사들에 자금을 집중 배정하고 있다.

특히 이들 기관은 장부가 평가를 받는 MMF에 투자할 때 단독 펀드로 만들게 한 후 수익률 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시가 채권펀드에도 시장 수익률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운용사들은 이에 따라 MMF 등 장부가 펀드에 들어간 저평가 채권을 기관 단독 펀드에 시가보다 싼 값에 배정해 수익률을 맞춰주고 있다. 결국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한 다른 MMF나 장부가 펀드에는 상대적으로 나쁜 채권만을 남게 해 금리가 급등할 때 기대했던 수익률보다 낮아질 수밖에 없게 된다.

투신사 관계자는 "경쟁이 심하다보니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고 말했다.

정재홍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